7년만에 발견된 몹쓸병, 20세 청년에게 무슨일이…

7년만에 발견된 몹쓸병, 20세 청년에게 무슨일이…

입력 2011-11-20 00:00
업데이트 2011-11-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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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inside](9) 전주 무속인 성추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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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겁에 질렸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은밀한 손길을 뻗쳐오는 아버지의 친구는 13세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웠다. 1년 반에 걸쳐 변태 성도착자에게 몹쓸짓을 당하면서도 소년은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7년이 지난 후에야 50대 무속인의 일그러진 성욕이 빚어낸 ‘전주판 도가니 사건’의 잔인한 진상이 밝혀졌다.

 

 ●무속인의 일그러진 성욕, 13세 소년에게로…

 무속인 허모(54)씨. 그의 범행은 200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날 밤, 자정이 가까울 무렵 그는 친구의 집을 찾았다. 술이나 한잔 하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집에는 A군 혼자뿐이었다. 이를 본 허씨는 딴생각을 품었다.

 “아버지가 집에 안계시는구나. 잠깐 이리와 보겠니.”

 첫 성폭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안방에서였다. 허씨는 놀라 달아나는 A군을 붙잡아 반복해서 몹쓸짓을 했다. 공포의 순간이 이어졌지만 A군은 허씨와 있었던 일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평소에도 ‘무당’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왠지 무서웠던 아빠 친구가 그날은 악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맹수열 기자의 <주간 사건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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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허씨는 공포에 질린 A군을 2005년 11월 말까지 1년 6개월여 동안 총 12번에 걸쳐 성폭행했다. A군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이 사건에서 허씨는 A군에게 강제적인 성폭행을 가했지만 혐의는 강제 추행만이 적용됐다. 피해자인 A군도, 가해자인 상대도 같은 남자라는 이유에서다. 우리 사회의 성폭행 처벌 규정은 동성간 적용에는 커다란 허점을 안고 있다.

 거듭된 성폭행에 지친 A군이 허씨를 피해 도망다녔고, 허씨도 더 이상 A군을 괴롭히지 않으면서 사건은 잊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범행으로부터 7년이 흐른 지난달, 성인 A군은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신체검사를 받다가 성병인 매독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다.

 “군 입대 전에 이상한 곳에 갔었나?”

 “절대로 그런 적 없었습니다.”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던 A씨는 7년 전의 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털어놨다. 군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허씨는 경찰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일부 매독은 잠복기가 무려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매독은 처음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1·2기 매독과 일정기간의 점복기를 거친 뒤 발현되는 3기 또는 잠복매독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서 “특히 잠복매독은 증상이 전혀 없거나 본인이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아마도 A군은 잠복매독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몸속에 남은 성추행의 흔적…하지만 현실은

 경찰은 지난 16일 허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최근 강화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아닌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 데다 그의 범행 12건 중 대부분 사건이 공소시효(7년)가 지났다는 게 기각 이유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흘러 피해자 진술 외에 다른 증거를 찾기 어려운 데다 허씨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합의 의사를 갖고 공탁금을 낸 점 등이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동이나 청소년기에 당한 성 범죄는 피해자의 인격 형성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는 준(準) 살인행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률적으로 맹점을 지닌 개정 이전의 법률을 기준으로 처벌해야 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은 “몸의 상처와 병은 치료되겠지만 A씨가 어린 시절 당한 충격을 어떻게 씻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기각이라는 결과가 그에게 두번의 상처를 준 건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에서 허씨는 자기의 변태적인 성도착을 부인 탓으로 돌렸다. 부인이 다른 남자와 외도를 했고 그 좌절감 때문에 양성애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자기 죄를 어떻게든 가볍게 해보려는 그의 행태는 인면수심, 그 자체였다. A군은 현재 신병교육대에서 퇴소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받고 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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