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개편 없던 일로?

출연연 개편 없던 일로?

입력 2011-11-26 00:00
업데이트 2011-11-26 00: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부처간 이해관계 얽혀 협의 중단



2년 넘게 끌어온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 개편 작업이 부처 이기주의에 막혀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개편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권에서는 물 건너갔다.”는 자조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편의 향배를 주시해 온 출연연 관계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5일 과학계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이 주도해온 ‘출연연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협의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9년 7월부터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출연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까지 구성하고 지난해 7월 최종 개편안을 제시했다.

개편안에는 교과부와 지식경제부로 분산돼 있는 대부분의 출연연을 국과위 산하로 재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를 두고 국과위와 교과부·지경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장관 및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9월 이후 최근까지 세 차례나 회의를 갖고 합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지경부가 산업과 관련이 있는 출연연을 계속 산하 기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국과위 관계자는 “당초 지경부와 함께 개편에 반대하던 기재부조차 3차 회의에서는 민간위 안을 지지하는 등 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면서 “그러나 지경부가 당초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주 홍석우 신임 지경부 장관이 부임하면서 출연연 개편은 당분간 논의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임 최중경 장관이 강력하게 주장해 막은 일을 후임 장관이 쉽게 내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산업기술 관련 핵심 연구소를 지경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도 “협상 파트너가 바뀌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판”이라며 “FTA와 총선 등의 이슈가 있어 당분간 회의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과위는 출연연 개편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벌써 후속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위 관계자는 “핵심 과제 위주의 강소형 출연연 개편 작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청회 등에 참여하며 개편 결과에 관심을 보여 온 출연연 관계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관계자는 “출연연 관계자들이 대부분 일손을 놓고 합의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답답할 수가 있느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11-26 9면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