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이 네 차례나 자살 시도를 하다 불을 낸 사실이 경찰 조사 과정 중에 드러났다. 자영업자 박모(39)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 40분쯤 서울 강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자신의 SUV 차량에 불을 낸 실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네 번의 자살 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난 사실을 털어놨다.
박씨는 부업으로 배추 밭떼기 사업을 했지만 최근 풍작으로 배추 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손해를 봤다. 이에 비관한 박씨는 처음엔 집에서 천으로 목을 맸지만 140㎏이 넘는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천이 두 차례나 찢어졌다. 두 번의 실패 끝에 번개탄을 구해 자신의 차 안에 불을 피웠지만, 첫 번째 번개탄이 불량이었던 탓에 불이 붙지 않았다. 네 번째 시도에서도 시트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박씨는 정신을 잃기도 전 열기를 피해 차 밖으로 뛰쳐나와 자살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어 박씨는 황급히 불을 끄기 시작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5일 박씨를 실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에게 계속 연락을 취해 안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자살 시도를 후회한다.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1-11-26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