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수능’ 성적 배부…상향평준화에 혼란

‘쉬운 수능’ 성적 배부…상향평준화에 혼란

입력 2011-11-30 00:00
업데이트 2011-11-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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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2개 틀렸는데 2등급” 탄식교사들 “실수에도 큰 타격, 진학지도 쉽지 않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일제히 배부된 30일 오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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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당국이 올 수능을 작년보다는 쉽게 냈지만 일부 영역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들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 3학년의 한 교실.

소란스럽던 교실에 “성적표 나눠줍니다”라는 담임교사의 한 마디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성적표를 열어본 뒤 크게 내색하진 않았지만 예상보다 성적이 잘 나왔는지 미소를 짓는 학생이 있는 반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학생도 있었다. 일부는 허탈한 웃음을 짓거나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성적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온 학생은 책상 위에 벗어놓은 교복 상의 밑으로 성적표를 밀어 넣어버렸고 어떤 학생들은 교실 뒤편에 모여 환호하며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최모(18)군은 “탐구영역에서 한 문제를 더 틀리는 바람에 등급이 2등급으로 내려갔다”며 “수능성적으로만 상위 70%를 선발하는 우선 선발 전형은 물 건너갔고 논술시험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고민스럽게 말했다.

박모(18)군은 “가채점 결과와 총점은 비슷한데 언어가 한 등급 떨어지고 수리는 한 등급 올라 어떻게 대학원서를 내야 할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긴장을 풀려는 듯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서울여고 3학년 11반 학생들은 담임교사가 성적표가 든 봉투를 가지고 교실에 들어오자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해졌다.

복도에서 담임교사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교사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따라가 질문을 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앞으로 면담, 모집 일정 등을 설명하는 동안에도 학생들은 “아! 무슨 말인지 귀에 안 들어와”라며 집중을 하지 못하고 초조해하며 성적표가 든 봉투를 바라봤다.

호명에 따라 성적표를 받고 내용을 눈으로 확인한 학생들의 입에서는 한숨 또는 소리없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성적을 확인하자마자 책상에 머리를 짓찧는 학생도 보였다. 이 학생은 “아 어떻게 해 어떻게 해”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또 “아, 보기 싫다”며 책상에 엎드리거나 성적표를 받자마자 여러 번 접어 가방에 넣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올랐다!”며 성적표를 손으로 짚어가며 꼼꼼히 성적을 확인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밝게 통화하는 학생도 있었다.

3학년 이(18)모 학생은 “외국어영역에서 2문제를 틀렸는데 2등급이 나왔다”며 “신문에서 외국어가 쉽다고 하고 만점자가 많다고는 했지만 늘 1등급이 나오던 과목에 2등급이 찍힌 성적표를 받으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 반 서윤희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수능을 볼때 조금 긴장해서 한두문제 틀릴 수 있는데 이번 수능은 쉬워서 약간의 실수에도 등급차가 크게 됐다”며 “아이들 마음을 잘 달래가며 진학지도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3학년 담임교사는 “쉬웠다고들 하지만 사실 상위권이 아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어려웠다고 생각한다”며 “내일부터 상담을 시작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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