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턱밑까지 AI라니… ” 계룡 주민들 한숨

”계룡산 턱밑까지 AI라니… ” 계룡 주민들 한숨

입력 2012-03-12 00:00
업데이트 2012-03-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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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전국을 휩쓸었던 지난해에도 계룡만큼은 깨끗했었는데‥”

계룡시가 AI(조류 인플루엔자)에 떨고 있다.

12일 AI 양성반응이 나타난 충남 계룡 두마면 이모(50)씨의 토종닭 사육농장.

이씨의 농장으로 통하는 길목에는 삼엄한 방역 통제가 이뤄지고 있어 방역 관계자와 취재진 외에 주민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농로바닥에는 희뿌연 석회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농장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붙은 차단막이 설치돼 있어 을씨년스러웠다.

한 방역 관계자는 소독약을 뿌려 축축해진 기자의 신발을 바라보며 “방역선 안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농장 주변에 사는 4가구 10명의 마을 주민은 지난 10일부터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다.

먹거리나 생필품은 5∼6명의 방역 관계자를 통해서만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폐사한 토종닭 숫자는 55마리 정도”라며 “약 400여마리가 닭장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의 농가 외에 다른 주민은 닭을 키우지 않고 있다”며 “방역 통제는 신속하게 이뤄졌지만, 그래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I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계룡시 주민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번에 발생한 AI가 고병원성이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해당 농장이 왕복 6차선의 계룡대로와 작은 야산에 둘러싸여 비교적 외딴 동네에 있다고는 하지만, 주변 농가에는 위안거리가 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불과 3㎞ 떨어진 엄사면 유동리에서 닭을 키운다는 김모(55)씨는 “닭이 도살처분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가뜩이나 판매처도 줄어 고생하고 있는데, 고병원성으로 판명돼 그대로 처분해야 한다면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닭 1만여마리를 키우는 최모(47·여)씨는 “AI나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어도 계룡산 덕분인지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며 “이제는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고병원성 여부가 내일 판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밤 아마 잠을 자지 못할 것”이라며 시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방역 당국은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방역 관계자는 이 AI가 저병원성일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는 눈치다.

폐사 속도가 고병원성의 형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오늘 사이에 폐사한 닭은 모두 8마리”라며 “2일 전에 20여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것을 고려해보면 (폐사 숫자가) 반 이상 줄어든 것”이라고 밝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H5(고병원성)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폐사 숫자가 늘거나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며 “단정할 단계는 절대 아니지만, 고병원성이 아니라는 예상이 맞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고병원성 여부는 13일 오전에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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