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혀서 홀가분’ 뺑소니범의 뒤늦은 후회

‘붙잡혀서 홀가분’ 뺑소니범의 뒤늦은 후회

입력 2012-03-19 00:00
수정 2012-03-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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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 끈질긴 수사로 뺑소니범 검거

”뺑소니에 대한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홀가분한 심정입니다”

지난 1월6일 오전 5시5분께 광주 북구 우산동 서방사거리. ‘꽝’ 하는 소리가 울려퍼진 뒤 검은색 승용차가 어디론가 황급히 사라졌다.

신호대기 중이던 SUV 차량의 후미를 들이받고 도주하는 차량이었다. 사고를 당한 차량에는 운전자 등 3명이 타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은 것.

뺑소니 사고 신고를 접수받은 광주 북부경찰서 교통과 뺑소니팀의 추적이 시작됐다. 단서는 현장에 떨어진 도주 차량의 속칭 라디에이터 그릴 뿐.

먼저 경찰은 떨어진 부품을 통해 차종 파악에 나섰다. 국내 회사가 만든 고급 승용차의 부품임을 확인했지만 사실상 조회가 불가능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 많은 대수의 차량이 등록돼 있었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한 대 한 대씩 조회를 이어감과 동시에 경찰은 광주·전남 지역 자동차 부품판매처에 대한 수사도 병행했다.

아울러 자동차 수리 관련 공장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며 사고 시점에 차량을 수리한 운전자가 있는지에 대한 탐문수사와 함께 수상한 차량 발견 땐 제보를 당부했다.

끈질긴 수사의 성과는 2개월만인 이달 중순께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해당 차량 부품이 몇 개 유통됐다는 관련 업계의 전화가 걸려온 것.

수사는 활기를 띄었고 몇차례의 확인 끝에 뺑소니범 A(42)씨를 18일 검거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어 당시 도주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검거된 뒤 ‘그동안 뺑소니에 대한 마음고생이 많았다. 차라리 홀가분하다’는 말을 남겼다”며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호조치와 함께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 신병을 처리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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