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4억짜리’ 내륙철도화물기지 엉터리 수요예측에 예산만 낭비

‘1674억짜리’ 내륙철도화물기지 엉터리 수요예측에 예산만 낭비

입력 2012-03-26 00:00
수정 2012-03-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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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수송량, 예상치의 20% 불과… 호남기지는 ‘0’

정부가 거점별 연계수송체계 구축을 내세워 건설한 영호남 및 중부권 내륙화물기지의 인입철도를 이용한 화물수송이 크게 떨어져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내륙화물기지의 열차운행 실적을 파악한 결과 전남 장성에 있는 호남기지의 경우 화물열차 운행실적이 전무했다. 경북 칠곡의 영남기지는 주 2.3회로 계획(35회) 대비 6.6%, 충남 연기의 중부기지는 주 12회로 계획(21회) 대비 57% 수준에 머물렀다. 14만 2000TEU를 철도로 실어나른다는 청사진을 내놨던 호남권은 철도 수송량이 40TEU에 불과했고 영남권은 계획(4만 5000TEU) 대비 18%인 8000TEU, 중부권(6만 9000TEU)은 16%인 1만 1000TEU에 불과했다. 철도공단이 철도를 통한 화물 운송 확대를 위해 3곳의 내륙화물기지 인입철도 건설에 들인 사업비는 총 1674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내륙화물기지의 철도수송이 떨어지는 것은 구체적 화물 물동량과 수송패턴, 철도수송 적합 입지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과다하게 수요를 예측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미에서는 내륙화물기지의 입지 논란이 불거졌다. 영남권 내륙화물기지 활성화를 위해 구미철도CY(구미철도컨테이너기지)를 폐쇄키로 했다. 2010년 기준 구미철도CY는 구미지역 수출량의 32.3%인 10만 6000TEU(111만 3000t)를 철도로 수송했다. 당시 지역에서는 구미철도CY 폐쇄 시 운송비 부담이 증가할 뿐 아니라 80% 이상 물량이 도로운송으로 이탈할 것이라며 존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철도산업계는 영남내륙화물기지 활성화를 내세워 외면했고 결국 법정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산업단지 인입철도 건설계획 시 철도수송 대상 물동량과 열차운행 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2-03-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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