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폭행으로 학생 의식불명…경찰 뒤늦게 조사착수

학내폭행으로 학생 의식불명…경찰 뒤늦게 조사착수

입력 2013-05-14 00:00
수정 2013-05-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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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전담경찰관 뭐했나, ‘역할 모호’ 지적

중학생이 서로 교내에서 주먹다짐하다 한 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이 5시간이 지난 뒤에야 뒤늦게 사건을 조사하고 나서 늑장대응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학교 측과 경찰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학교별로 지정된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3일 낮 12시 40분께 광주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의식불명 상태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복도를 지나가던 친구에게 장난을 건 것이 싸움으로 번져 피해 학생이 중태에 빠진 것.

13살 중학생이 학내 폭행사건으로 중태에 빠졌지만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학교에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했다.

더구나 경찰은 이 사건 발생 소식을 학교 측으로부터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듣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학교 측과 전담경찰관의 대응이 부실한 것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학교 전담경찰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사건이 발생한 지 30여분이 지나 평소 학교에 자주 출입하는 전담경찰관에게 “학생들끼리 장난하다 한 학생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통보했다.

이 전화를 받고 전담경찰관은 해당 학교로 달려갔지만 학교 측이 갑작스러운 사고에 경황이 없고 가해학생도 쇼크 상태여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철수했다.

이날 5시께 뒤늦게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에게 맞아 의식이 없다는 첩보를 들은 경찰은 서둘러 강력팀을 급파, 사건경위를 조사했다.

결국 학교폭행사건으로 학생이 크게 다쳤는데 경찰은 5시간 동안 정확한 사건 경위도 모르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셈이 됐다.

경찰 측은 “학교 측의 통보내용으로는 사건의 심각성을 알 수 없었다”며 “피해 학생이 의식불명인 것을 알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측의 이야기는 다르다.

사건이 발생한 중학교 교감은 “학교 전담경찰에게 ‘학생들이 장난치다 다퉜는데 한 학생이 의식이 없어 병원으로 보냈다’고 명확히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게 다친 학생이 의식 없다고 통보했는데 심각한 상황인지 당연히 알 줄로 여겼다는 것이다.

경찰과 학교 측이 서로 뒤늦게 진실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전담경찰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학교 전담경찰관은 해당 지역 경찰서의 청소년계 소속 경찰관이 담당 학교를 지정해 해당 학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학교폭력 등에 관한 예방 교육과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한 경찰관이 적게는 6개 학교에서 많게는 25개 학교를 맡아 관리하다 보니 학교 사정을 파악하고 예방활동을 하기에도 벅찬 상황.

이번 사건이 발생한 중학교의 전담 경찰관도 15개의 학교를 맡아 관리하고 있는데 사건을 인지하고 조치하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서는 전담경찰관이 평소 강연과 상담 등 학교폭력 예방활동에 집중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막상 담당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전담경찰관이 학교에서 하는 역할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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