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女와 모텔 들어서자 일행 급습…”내 동생인데”

채팅女와 모텔 들어서자 일행 급습…”내 동생인데”

입력 2013-10-22 00:00
수정 2013-10-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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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매매 미끼로 금품갈취…현금인출 강요하며 차에 태워 끌고 다녀

“저랑 만나실래요?”

지난 3일 새벽 공사장에서 일을 하던 김모(39)씨는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16살 여학생으로부터 성매매를 암시하는 ‘조건 만남’ 제안을 받았다.

김씨는 미성년자 성매매가 범죄라는 사실을 잘 알았지만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그는 약속장소에서 만난 B(16)양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그녀가 이끄는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한 모텔로 향했다.

문제는 김씨와 B양이 모텔에 들어가는 순간 발생했다. B양의 오빠와 친구들이라며 자신들을 소개한 10대 청소년 4명이 모텔방에 들이닥쳤던 것.

이들은 “지금 내 동생을 데리고 뭐 하는 짓이냐”라고 소리지르며 김씨의 옷을 벗기고 30여 분간 주먹을 휘두르며 김씨를 집단 폭행했다.

이들은 김씨의 몸을 뒤져 휴대전화와 현금 7만원도 빼앗았다.

모텔을 나온 이들은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으라고 강요하며 김씨를 김씨의 차량에 태우고 인근 편의점을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씨가 현금서비스를 거부하면서 폭행과 협박은 차량 안에서 또 이어졌다. 김씨는 현금 서비스를 끝까지 받지 않았지만 한 시간여 계속된 폭행으로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이들은 이달 초 이 같은 방법으로 두 차례에 걸쳐 김씨 등 남성 2명을 폭행하고 약 170여만원 상당의 현금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았다.

이들은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신고를 주저하는 김씨를 직접 만나 피해 사실을 조사하게 되면서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스마트폰 채팅 기록,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이들을 붙잡았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려는 남성을 모텔로 유인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A(19)군 등 4명과 B양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자라난 친구사이인 A군 등 4명은 모두 학교를 자퇴하고 집을 나온 청소년들로 가출 생활 중 만난 B양과 수개월간 함께 지내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학교를 다닐 때도 또래 아이들을 폭행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던 청소년들”이라며 “10대들의 범죄가 더 대담해지고 치밀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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