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힘들었는데 또…” 홍도 주민 ‘망연자실’

“세월호로 힘들었는데 또…” 홍도 주민 ‘망연자실’

입력 2014-09-30 00:00
수정 2014-09-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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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관광철에 날벼락…예약 취소 사태 잇따라

“세월호 대참사 이후 관광객이 ‘뚝’ 끊겨 많이 힘들었는데, 이젠 바로 앞바다에서 사고가 나다니….”

천혜의 사계절 해상 관광지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주민들이 한숨짓고 있다. 일부 주민은 망연자실, 할 말을 잃었다.

30일 오전 섬 바로 앞, 그 아름답던 기암괴석 부근 해상에서 유람선이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관광객과 선원 등 110명이 구조됐지만, 사고 후유증은 당장 나타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격감한 관광객이 회복 기미를 보이며 지난 주말 2천명 넘게 찾아 한숨을 돌렸던 주민들이기에 이번 사고는 더 안타깝고 충격적이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황금연휴인 다음 달 3∼5일 예약 취소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 2천명 넘게 해상 일주 관광객 예약을 받아놨던 유람선협업조합은 그야말로 초상집이다.

정방철(72) 유람선협업조합 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관광객이 격감해 그동안 제대로 배를 띄우지 못하다가 최근 어느 정도 회복 기미를 보였는데 이번 사고가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승객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 달라”고 하소연했다.

어민들도 “세월호 사고 이후 팔 곳이 없어 조업을 포기했다가 최근 시작했는데 이번 사고로 관광객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목포항과 신안 홍도 간을 운항하는 쾌속선사에도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 관광을 주 상품으로 취급하던 지역 여행사들도 봄부터 계속된 불황의 늪에 시름하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에 등록된 목포 지역 여행사는 42곳으로,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총 60여곳이 활동 중이며 이 중 10여곳은 통상 홍도 관광 전문 여행사로 분류된다.

목포 여객선터미널 인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양승열씨는 “예전에는 홍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매일 5척 이상 됐는데 요즘은 2척만 운행한다. 올해 적자가 난 지역 여행사가 상당할 것”이라며 “오늘도 사고 뉴스를 보고 다음달 3일 개천절 연휴 등에 예약했던 고객들의 취소 전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홍도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올해 초부터 지난 29일 현재 11만4천500명이 다녀가 지난해 같은 기간(16만1천200명)보다 29% 감소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인 4월 17일부터 이날 현재까지는 7만7천19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3만6천390명)보다 43%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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