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사과 않던 창녕 학대 계부, 경찰엔 “선처바란다”

딸에 사과 않던 창녕 학대 계부, 경찰엔 “선처바란다”

최선을 기자
입력 2020-06-14 11:31
수정 2020-06-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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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에서 뒤늦게 선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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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아동학대 계부
창녕 아동학대 계부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6.13 연합뉴스
혐의 일부 인정…심한 학대는 ‘부인’
연행될 때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경찰, 오늘 구속영장 신청할 방침

9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해 공분을 산 계부(35)가 경찰 조사에서 뒤늦게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 창녕경찰서는 전날 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경찰서로 연행해 9시간이 넘도록 조사했다.

지난 4일 경찰 조사에서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던 계부가 이번에는 뒤늦게 학대 혐의에 대해 대부분을 인정하며 “죄송하다.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만, 정도가 심한 일부 학대에 대해서는 “내가 한 게 아니다. 잘 모른다”는 등 부인하기도 했다.

계부는 장시간 이어진 조사에도 별다른 동요 없이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마친 계부는 밀양에 있는 유치장에 입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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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계부
아동학대 계부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0.6.13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별다른 조사 없이 계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계부는 오는 15일쯤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함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친모는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된다.

앞서 창녕경찰서는 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전날 오전 10시 55분쯤 경찰서 별관으로 연행했다.

계부는 검은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반소매 티셔츠에 검정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이었다. 그는 경찰에 연행되는 내내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포토라인에 선 계부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 ‘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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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A양이 살던 경남 창녕군 한 빌라의 11일 모습. A양은 지난달 29일 오른쪽에 있는 베란다에서 난간을 통해 외벽을 넘어 왼쪽에 있는 옆집으로 넘어갔다. 창녕 연합뉴스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A양이 살던 경남 창녕군 한 빌라의 11일 모습. A양은 지난달 29일 오른쪽에 있는 베란다에서 난간을 통해 외벽을 넘어 왼쪽에 있는 옆집으로 넘어갔다.
창녕 연합뉴스
계부와 친모에게 심각한 학대를 당한 초등학생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 20분쯤 맨발과 잠옷 차림으로 거리를 거닐다 한 주민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 됐다. 발견 당시 눈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는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신체 곳곳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들 부모는 프라이팬으로 A양의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히고 쇠막대와 빨래건조대로 폭행하고, 발등에 글루건을 쏘고, 쇠젓가락을 달구어 발바닥 등을 지지기도 했다. 또 4층 테라스에 쇠사슬을 연결해 A양의 목에 묶어 자물쇠를 잠근 채로 2일 동안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이 쇠사슬이 잠시 풀린 사이 4층 난간을 넘어 옆 집을 통해 겨우 탈출하며 이 사건은 알려지게 됐다.
창녕 아동학대 피해 아동 채널A 뉴스 캡처
창녕 아동학대 피해 아동
채널A 뉴스 캡처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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