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미투 의혹’ 짚고 간다…통합 “경찰청장 입장 물을 것”

‘박원순 미투 의혹’ 짚고 간다…통합 “경찰청장 입장 물을 것”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7-12 12:05
수정 2020-07-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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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김창룡 경찰청장 청문회서 朴시장 성추행 고소건 질의 예고

“공소권 없더라도 이미 고소된 부분
청문회서 경찰청장 입장 들어봐야”
“경찰 오해 받지 않는 선에서 할 일 해야”
‘오거돈 여직원 성추행 사건’도 정조준
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박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에 오른 다음 날 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박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에 오른 다음 날 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오는 20일 열리는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짚고 가겠다고 밝혔다. 해당 고소건은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경찰이 고인에 대한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통합당은 서울의 행정 책임자이자 여권의 대권주자였던 유력 정치인의 사망 관련 의혹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는 게 입장이다.

“朴고소장 접수 직후 피해자 진술
靑 공유시 공무상 비밀 누설 해당”
“‘오거돈 사건’서 책임자 역할 잘 했나 따질 것”

통합당 행안위 간사인 박완수 의원은 12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소권이 없더라도 이미 고소가 접수된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경찰청장으로서의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청문회에서 질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김 후보자가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 중 발생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지역 경찰 책임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를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0일 김 청장에 대한 청문회는 사실상 민주당 출신 단체장들의 ‘미투’ 사건을 파헤치는 논란의 장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고소장 접수 직후 경찰 수뇌부가 이 사실을 서울시나 청와대에 보고했는지도 청문회 과정에서 따져봐야 한다”면서 “만약 고소장에 적힌 피해자 진술까지 다 공유가 됐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2020.7.2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2020.7.2 연합뉴스
권영세 “박원순 진실 규명 수사 필요성 커”
“미결로 두면 피해자·유족 한쪽은 큰 피해”
김용판 “공소권 없음 종결시 의구심 많을 것”

통합당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전직 비서가 고소한 사건을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해서는 안 되고 계속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행안위 소속 4선 권영세 의원은 앞서 화성 연쇄살인과 관련해 이춘재 사건이 ‘공소권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과오정정 등 수사 실익이 있다는 이유로 수사가 이뤄졌음을 언급하며 “박 시장 사건은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권 의원은 “이대로 수사하지 않고 미결 상태로 두면 피해자와 박 전 시장(또는 그 유가족) 중 진정으로 억울한 어느 한 편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면서 “박 전 시장같이 우리 사회 내에서 한동안 기억될 인물의 경우 ‘후대’를 위해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므로 정확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이 미결로 남겨질 경우 우리 사회 내 심각한 진영대립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경찰 출신인 김용판 의원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면 의구심을 가지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경찰은 오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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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 찾은 조문객들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 찾은 조문객들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20.7.11 연합뉴스
통합, 공식 조문 안해…김종인 “일정 없다”
안철수 “공무 사망 아냐 5일장 동의 못해”
한편 야권은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만큼, 고소인을 향한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서라도 무조건적인 ‘애도 모드’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장례가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것도 비판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박 시장 빈소가 마련됐지만 공식 조문을 하지 않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으려던 일정을 보류하고 “조문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고위 공직자들의 인식과 처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은 ‘조문 정국’을 놓고 야권은 물론 여성계와 시민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의식한 듯 공식적인 추모 메시지는 자제했고, 성추행 사건 고소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유포가 잇따르고 있는데,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어떠한 사실도 밝혀진 바 없다. 또 다른 논란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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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5.21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5.21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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