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은 시간문제” 무너지는 대학 상권

“폐업은 시간문제” 무너지는 대학 상권

입력 2020-09-03 22:32
수정 2020-09-0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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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 전환으로 매출 70% ‘뚝’
교내 편의시설도 썰렁… 원룸도 텅텅
전국 대학상가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학이 1학기에 이어 2학기 수업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대학가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일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근처에 있는 서울 신촌의 한 상점거리가 오가는 이가 없어 썰렁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학이 1학기에 이어 2학기 수업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대학가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일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근처에 있는 서울 신촌의 한 상점거리가 오가는 이가 없어 썰렁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장사요? 그냥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오후 2시쯤 광주 광산구 호남대 앞 커피점 주인 김모(38)씨는 “매출이 임대료를 채우지 못한 지 오래됐다”며 “문 닫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소연했다. 2층 규모의 커피점에 들어서자 50여석 자리에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김씨는 “광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올 봄학기부터 대학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급감한 이후 현재는 평상시의 30% 수준이다”며 “한때 아르바이트생을 11명이나 썼는데 지금은 1명만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커피점과 이웃한 편의점에 들어섰으나 이곳도 손님이 눈에 띄지 않았다. 50대 점주는 “하루 매출이 절반 넘게 줄었다. 개학하는 9월부터는 좀 나아지겠지 기대했으나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국밥집과 중국집 등 식당에서도 손님은 한두 명만 보였다. 안경점, 복사집, 미용실 등은 텅텅 비어 있었다. 골목 상가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다. 일부 상가에는 ‘임대’ 표지판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대학 안에서 편의 시설을 임대한 자영업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조선대 안에는 카페, 사진관, 여행사, 복사집, 푸드코트 등이 있다. 그러나 여행사는 2학기부터 폐업했고, 푸드코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임시 폐쇄됐다. 카페도 임대료 내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조선대는 이들 사업자에게 수익금의 5%를 임대료로 받았으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난 학기에는 이마저도 절반 깎아 줬다.

전국의 대학과 주변 상인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북 전주대 구정문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43)씨는 “예전에는 점심 시간에 발을 디딜 틈이 없었는데 지난 6개월 동안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대학가 원룸도 남아돌고 있다. 전주대 원룸을 주로 중개하는 B부동산은 “공실이 많은 원룸사업자가 방값을 할인해서라도 학생을 받아 달라고 하는데 방을 찾는 학생들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대 인근 대학로에서 신발 및 의류 판매를 하는 이모씨는 “코로나 전보다 매출이 70% 가까이 줄었다”며 “월 15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 맞추기도 힘들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북문 앞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 1학기 때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또다시 비대면 수업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면서 “빨리 코로나가 진정돼 학생들이 정상 등교를 해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20-09-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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