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해당 술집을 자주 방문했기에 (날짜를) 딱 하루만 지목하기가 어려웠다”며 “압수된 관련자들의 휴대폰에 남아있던 통화 기록과 술값 계산서 등을 토대로 서너 날짜 정도를 지목했고, 그 교집합이 된 날짜가 12일과 18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두 날짜 중 하나는 22시 59분 25초에 A 변호사와 4초간 전화 통화를 했고, 23시 01분 57초에 재차 메시지를 보냈으며 23시 18분 52초와 23시 19분 21초에 술집 종업원과 두 차례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용을 보면 A 변호사가 ‘지금 이 방으로 오면 된다’는 연락을 했고, 그러면 내가 술집 종업원에게 ‘이 방을 특별히 신경 써달라’는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연락이 오간 시점과 주고받은 내용을 연결하면 12일과 18일에 접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봉현 전 회장 측이 술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서울의 한 술집. 2020.11.10 뉴스1
A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폭로가 있은 뒤 “술자리에 검사를 데려간 적도 없고, 김 전 회장에게 방을 예약해달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어떻게 7개월 뒤에 생길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를 미리 알고 소개시켜주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지목한 날짜를 공개하면서 A 변호사의 반론을 요구했다. 그는 “그동안 보도를 보면 A 변호사는 날짜가 제시되면 술자리 참석과 관련한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했다”며 “이날 밝힌 진술에 반론이 있다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4일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해 3차 조사를 받은 이후 조사 내용 등에 관해 말을 아끼다가 1주일 만에 다시 입을 열었다. 접대 날짜를 포함해 당시 참석한 현직 검사에 관한 내용은 먼저 있었던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털어놨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언론에 공개된 A 변호사의 주장과 술 접대 날짜 등에 관한 입장을 일부 밝히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문회 등의 방식으로 국회에서 적법하게 자필문서 내용과 더 구체적인 증거들에 관해 소상한 말씀을 올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