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새벽 광주서 ‘방화 추정’ 모텔 화재…1명 사망·32명 부상

휴일 새벽 광주서 ‘방화 추정’ 모텔 화재…1명 사망·32명 부상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12-22 11:48
수정 2019-12-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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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투숙객이 방화…경찰, 30대 용의자 긴급 체포

3~5층 연기 가득 차 투숙객 못 빠져나와
병원 긴급 이송…일부 투숙객 생명 위독
목격자 “시커먼 연기 순식간에 뿜어져”
대피 못한 여성 투숙객 4층서 뛰어내려
용의자 “베개에 불 붙인 뒤 이불 덮어”
혼자 투숙…신병 비관 자살 시도 진술도
광주 모텔 화재…처참한 내부
광주 모텔 화재…처참한 내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불에 타버린 모텔 복도의 모습. 2019.12.22
연합뉴스
휴일 새벽 광주의 한 모텔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1명이 숨지고 3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불이 난 시각이 잠든 새벽인데다 연기로 인해 위층에 있던 투숙객들이 빠져 나오지 못하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커졌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일부 투숙객들은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로 30대 남성 투숙객을 체포해 방화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2일 광주 북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모텔에서 불이 났다. 불은 3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이 불로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쳐 전남대병원 등 인근 병원 8곳에 분산 이송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투숙객 중 14명은 심정지·호흡곤란·화상 등으로 긴급·응급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18명은 비응급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았으며 일부는 귀가했다.

대부분 연기를 흡입한 환자로 일부는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생명이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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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에 실리는 모텔 화재 피해자
구급차에 실리는 모텔 화재 피해자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부상자를 구급차로 이동하는 모습이 찍힌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일부. 2019.12.22 연합뉴스
대피 도중 건물 밖 주차장 천막 위로 추락한 환자도 1명 있었으나 천막이 완충 작용을 해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특히 불이 모텔 중간인 3층 객실에서 시작되면서 위층 투숙객들은 바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식당 주인은 “시꺼먼 연기가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더라”면서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여성 투숙객은 비상계단으로 몸을 피하지 못해 4층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다행히 천막 위에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투숙객이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다수 투숙객이 119구조대가 도착 전까지 연기가 가득 찬 건물 안에 갇혀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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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모텔 화재...방화 추정
광주 모텔 화재...방화 추정 22일 오전 5시45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화재원인 조사와 인명 수색 등을 펼치고 있다. 2019.12.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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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타고 있는 광주 북구 모텔
불 타고 있는 광주 북구 모텔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모텔에 불이 나고 있는 모습. 2019.12.22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소방대원들이 내부로 진입했을 당시 5층 규모(32개 객실) 모텔의 3∼5층에 연기가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방화용의자로 3층 투숙객 김모(39)씨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해당 객실이 침대의 뼈대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전부 불탄 점 등을 토대로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투숙객의 행방을 뒤쫓았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에 혼자 묵고 있었던 김씨는 “베개에 불을 붙인 뒤 이불 등으로 덮고 밖에 나왔다가 두고 온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와 방문을 열자 갑자기 불길이 크게 번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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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방화 화재 현장
아찔한 방화 화재 현장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사진은 불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텔 객실 외부와 불똥이 튀어 타버린 주차장 천막의 모습. 2019.12.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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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버린 방충망
녹아버린 방충망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모텔의 방충망이 녹아버린 모습. 2019.12.22 연합뉴스
김씨는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병원 치료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비상벨이 울린 것으로 확인했으며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은 조사하고 있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 217명, 소방차 등 장비 48대를 동원해 진화와 인명구조를 벌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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