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억원 → 0원 → 5000만원… 공영형사립대 사업 물건너가나

812억원 → 0원 → 5000만원… 공영형사립대 사업 물건너가나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9-05-22 17:34
수정 2019-05-23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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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국정과제 불구 예산 대폭 삭감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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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영형사립대 사업이 예산 배정 과정에서 연이어 소외되면서 현 정부 임기 내 시행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영형사립대는 지방의 중소 사립대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대신 이사진 과반을 공익이사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22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의 ‘공영형사립대’ 예산은 기획재정부의 수시배정 사업으로 지정돼 올해 전체 10억원 중 5000만원만 우선 배정받았다. 나머지 9억 5000만원은 기재부 재심사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배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선 배정받은 예산으로 올 8월까지 사업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나면 (공영형사립대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시배정이란 기재부에서 ‘기본 구성요건 미확정’ 등을 이유로 사업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 이후 수시로 예산을 배정하는 제도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공영형사립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공영형사립대 예산으로 812억원을 책정해 기재부에 요청했지만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다행히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연구 목적으로 10억원이 증액·확정됐지만 이마저도 수시배정으로 9억 5000만원이 묶인 셈이다.

공영형사립대 사업은 학생수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지방사립대를 살리는 동시에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 등 교육관련 단체들은 지난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등교육 개혁을 위해 공영형사립대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여 의원은 “5월임에도 그나마 늘어난 연구예산 중 5%만 배정한 것은 국정과제인 공영형사립대 사업에 대한 기재부의 인식이 어떤지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태라면 내년 예산 확보는 물론 임기 내 국정과제 이행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5-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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