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MBA 인수과정 포착…KT 회계법인에 135억 요구
KT가 이석채(68)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부풀리려 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이 전 회장의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 인수에 관여했던 회계법인 관계자와 KT 임직원 등을 최근 불러 조사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T가 A 회계법인에 사이버MBA의 재무·세무실사와 가치평가를 맡기면서 ‘사이버MBA의 가치 평가는 135억원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평가를 맡겼던 B 회계법인과는 다른 의견을 내달라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KT가 사이버MBA를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이버MBA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이자 이 전 회장과 8촌 관계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지분 9.7%를 보유해 3대 주주로 있던 회사다. KT는 지난해 7월 77억여원에 이 회사 지분 50.5%를 인수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이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11-23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