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개인투자자와 충돌 2라운드

금호산업, 개인투자자와 충돌 2라운드

입력 2010-03-10 00:00
업데이트 2010-03-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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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투자자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이 차질을 빚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2개월 이상 끌어온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되자,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의 비협약 채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과 2라운드 협상에 돌입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비협약 채권자들이 보유한 채권에 대해 원리금을 분할상환해주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원리금 일시 상환 등을 요구하며 소송을 벌일 태세여서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금호산업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워크아웃 계획을 확정하고 이달 내 출자전환 등을 실시해야만 주식시장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어 시간적인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주총이 열리기 전에 비협약채권자와 협상을 마무리 짓고 워크아웃 계획도 확정할 계획이다.

 ◇ 개인투자자,원리금 일시상환 안하면 소송

 금호산업의 개인투자자 30여 명은 8일 산업은행과 회사 측에 연체이자와 원금을 4월까지 일시금으로 상환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이들은 원리금을 일시금으로 상환하지 않으면 금호산업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로 했다.

 개인투자자 김 모(80)씨는 작년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거쳐 금호산업 CP에 3억 원을 투자했다.그러나 올 초 워크아웃 결정으로 인해 금호산업의 채권채무가 동결되면서 만기 도래한 CP를 상환받지 못했다.

 김씨는 “작년에 금호산업이 이미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증권사 등의 금융회사들이 CP를 팔아 봉급생활자나 퇴직자 등의 개인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이번에 일시금으로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협약채권인 CP와 회사채 규모는 4천500억 원 안팎으로 금호산업 전체 채무의 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 채권단 “개인도 손실감수”…분할상환 등 논의

 채권단은 일단 개인투자자들도 채권금융회사들처럼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협약채권자들이 보유한 채권에 대해서는 이자를 조정하거나 원금은 분할 상환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도 채권자라는 측면에서는 채권금융회사들과 똑같다”며 “실사 결과에 따라 손해율은 달라질 수 있으나 개인투자자들도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을 우선 모두 상환해주거나 반대로 개인이 채권단에 맞서면 워크아웃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만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협상이 2개월 이상 지속되면서,비협약채권자들과 협상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서둘러 조정방안을 확정키로 했다.

 더구나 금호산업은 주총일인 25일 이전에 워크아웃 계획을 확정해 출자전환 등을 완료해야 증시 상장폐지를 모면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이 촉박하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이번 주 중에 비협약채권자들이 보유한 채권에 대한 조정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실사도 끝나지 않은 데다 신고 누락 등으로 정확한 채권규모도 파악되지 않고 금융회사 간 이견으로 채권단도 갈등을 겪고 있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계획이 완성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상장폐지를 피하려면 25일 이전에 워크아웃 계획을 마련해야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므로 상장폐지 유예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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