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종편 사업자에 뒷문 열어주나

방통위, 종편 사업자에 뒷문 열어주나

입력 2010-09-18 00:00
수정 2010-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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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계 “과도하게 정치적·이율배반적”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선정을 위해 확정한 기본계획안을 놓고 종편 사업희망자에게 지나친 특혜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종편과 보도채널 동시 선정 원칙을 명확히 하면서도 예비사업자가 두 분야에 중복으로 신청하는 것을 허용함에 따라 종편의 보도채널 신청 가능성을 열어놓았다.이는 애초 종편과 보도채널을 구분한 취지를 무색케 함과 동시에 종편 사업희망자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종편이 일반 채널사업자(PP)와 다른 것은 보도 기능을 중심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종편을 준비하다가 여차하면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보도PP로 전이할 수 있는 이중 전략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방통위는 계획안 의결을 통해 종편과 보도채널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동시 신청을 허용,상호 모순을 보임에 따라 정책취지에 대한 의혹의 소지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종편에 탈락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방통위 정책 자체가 과도하게 정치적”이라며 “시장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윤석년 광주대 교수 또한 “승자독식주의로,종편 사업 준비자가 선정을 하지 않거나 중간에 포기한다면 보도채널로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강한 자에게 기회를 더 주겠다는 뜻이며 패자부활전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열린 공청회에서 종편 사업희망자들조차 종편과 보도의 복수 신청 및 순차 선정을 반대했음에도 방통위가 기본계획안에 이 같은 안을 내놓은 것도 그 배경이 의문시되는 대목이다.

 윤 교수는 “결과적으로 보도채널을 준비하는 사업자들은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본금 규모가 3천억∼5천억원을 마련하며 큰 사업을 준비하는 이른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400억∼600억원대의 마이너리그로 옮기는 것은 쉽지만,반대로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갈아타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도채널을 준비하는 예비 사업자의 경우 언제든지 종편에서 이적해올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까지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보도채널 예비사업자의 다양한 참여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방통위의 안은 논란의 여지가 큰 순차 선정안을 포기하면서 실질적으로 그러한 효과를 주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김사승 숭실대 교수는 “복수신청의 길을 열어놓음으로써 종편 신청 사업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순차적 신청이나 마찬가지가 될 소지가 있는 만큼 정부가 좀 더 구체적인 선정의 목표와 방식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기본적으로 절대평가이므로,종편 사업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아님을 감안해달라”며 “사업자 선정 시 종편에 더 유리하게 하거나 현실을 고려해 보도사업자에게 불리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회의에서 양문석 상임위원이 복수신청의 문제점을 강력히 제기한 데 대해 “두 개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콘센서스”라며 “현실적으로 두 개를 신청한 사업자가 없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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