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성과·최대승진…삼성 인사 ‘잔치판’

최고성과·최대승진…삼성 인사 ‘잔치판’

입력 2010-12-08 00:00
업데이트 2010-12-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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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490명 ‘사상 최대’…非오너 30대 임원 첫 탄생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삼성그룹이 이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8일 부사장급 이하의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규모가 490명으로 사상 최대이고, 삼성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오너를 제외하고 30대 임원이 3명이나 나오는 등 이건희 회장의 ‘젊은 조직론’을 뒷받침하는 파격 발탁 인사가 이뤄졌다.

또 지난 3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이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이재용 부사장과 이부진 전무가 사장으로 동반 승진한 데 이어 이날 임원 인사에서는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ㆍ제일기획 전무 부부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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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발표된 삼성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들. 첫줄 왼쪽부터 강용병,김광현,김기호,김동식,김성배,김양규,김정수. 둘째줄 왼쪽부터 김종호,김진구,김형태,남재호,박동건,박성훈,박창근. 셋째줄 왼쪽부터 배영수,안민수,안승호,유두영,유인경,이계식,이돈주. 넷째줄 왼쪽부터 이장재,정세웅,정현호,조재룡,천동락,최병석,홍완훈. 연합뉴스
8일 발표된 삼성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들. 첫줄 왼쪽부터 강용병,김광현,김기호,김동식,김성배,김양규,김정수. 둘째줄 왼쪽부터 김종호,김진구,김형태,남재호,박동건,박성훈,박창근. 셋째줄 왼쪽부터 배영수,안민수,안승호,유두영,유인경,이계식,이돈주. 넷째줄 왼쪽부터 이장재,정세웅,정현호,조재룡,천동락,최병석,홍완훈.
연합뉴스
◇ ‘성과 따른 보상’..사상 최대 임원 승진 = 삼성그룹이 이날 발표한 부사장급 이하 임원 승진 대상자는 모두 490명으로, 상무 직함을 달고 처음으로 삼성그룹의 임원이 된 사람만도 318명에 이른다.

차세대 최고경영자(CEO)의 직접 후보군으로 실적경쟁을 벌이게 될 부사장 승진자가 30명, 전무 승진자도 142명에 달한다.

역시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임원 승진자가 38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다.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만 해도 역대 최대인 172명에 달해 향후 삼성의 경영을 이끌어갈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하는 한편 사업별 책임경영을 가속화시켜 나가도록 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비전을 선도할 젊고 참신한 인물을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라며 “승진인사 규모가 사상 최대인 것은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삼성의 전통적 인사원칙을 반영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30대 임원 3명, 여성 임원 7명 탄생 =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오너를 제외하고는 삼성그룹 사상 처음으로 30대 임원이 탄생했다.

영예의 주인공은 삼성전자 양준호(39) 수석과 문성우(39) 부장, 이민혁(38) 수석 등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으면서 각각 TV 디자인(양준호), 물류 시스템(문성우), 스마트폰 디자인(이민혁)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임원도 7명이나 나왔다.

제일모직 이서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삼성SDI 김유미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삼성전자 송영란ㆍ박희선 부장, 삼성SDI 이지원 부장, 삼성SDS 김영주 부장, 삼성증권 이재경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발전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여성인력을 과감히 승진 조치해 여성 활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현지법인의 외국인 영업책임자들이 본사 정규임원으로 승진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삼성전자 미국 휴대전화법인에서 현지 HHP 매출확대 및 시장 1위 달성에 기여한 오마르 칸 씨가 상무로 승진했으며 삼성전자 중국법인에서 GSM폰 영업을 담당하며 10%대의 점유율을 20%까지 향상시킨 러지아밍 씨도 상무 직함을 달았다.

애플과 HP 등 메모리반도체의 대형거래선 관련 매출을 견인한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법인 존 세라토 시니어 VP와 미국 시장에서 백색가전 성장을 주도한 삼성전자 미국 세트법인 폴리테스키 시니어 VP도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그룹 내에서 ‘그룹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들도 승진대상에 포함됐다.

전무로 승진하게 된 삼성전자 노태문 상무와 윤종식 상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남효학 상무, 삼성엔지니어링 전광용 상무, 상무로 승진하게 된 삼성전자 이태우 부장과 이성식 부장이 주인공들이다.

연구개발(R&D) 인력의 대거 승진 및 정규 승진 연한에 비해 2년 이상 빠른 ‘대발탁자’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해 신임 임원 중 R&D 인력은 100명으로 작년 65명, 재작년 44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석ㆍ박사 인력의 신임 임원 승진 규모도 12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승진자 490명 중 발탁 승진이 79명으로 2006년 인사 이후 가장 높은 발탁률(16.1%)을 보였다.

특히 2년 이상 대발탁자도 12명이나 돼 이 회장이 강조한 ‘젊은 조직론’을 뒷받침했다.

◇ 이서현 전무 부부 부사장 동반승진 = 지난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ㆍ부진 남매가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ㆍ제일기획 전무와 이 전무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전무도 부사장으로 동반 승진했다.

이서현 전무는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 지 1년만에, 김재열 전무는 전무 승진 2년만에 각각 부사장직에 올랐다.

이로써 이 회장의 자녀와 사위 등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5명 중 4명이 올해 인사에서 승진해 삼성그룹은 3세 경영체제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진을 계기로 이재용 사장이 그룹 주력인 전자ㆍ금융 계열을 맡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 등 서비스 부문, 이서현 부사장은 제일모직, 제일기획 등 소비재 및 지원분야를 각각 맡기로 후계 구도가 짜여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는 작년 12월 전무로 승진해 이번 인사에서는 빠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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