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無사고 11년’ 안전불감증 퍼지나

항공 ‘無사고 11년’ 안전불감증 퍼지나

입력 2010-12-13 00:00
업데이트 2010-12-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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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안전관리시스템, 국토부 부실감사도 도마

 대한항공의 잇단 엔진과 부품 등의 정비결함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대한항공의 잦은 결함이 그동안 안전에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던 저가항공사가 아닌 우리나라 대표 항공사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지난 9월 이후 대한항공이 항공기 결함으로 운항 중 회항하거나,장시간 운항을 지연한 경우는 3개월 동안 드러난 것만 7건.올해 하반기 이후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안까지 합치면 11건에 달한다.

 이는 대한항공이 다른 항공사에 비해 비행기 대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아시아나항공(3건)이나 다른 저가항공사(1건)에 비해 많다.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운항률과 정시율을 자랑하는 항공사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9월과 10월 대한항공이 운항 중 발생한 3건의 결함은 모두 엔진에서 발생했고,이후 발생한 4건은 다른 부품에서 발견됐다.4건은 다행히 운항 전 발견됐지만,3건은 운항 중 드러나 인근 공항으로 회항했다.

 전문가들은 엔진에 이어 다른 부품에까지 결함이 발생한 것은 부품 자체 문제보다 대한항공의 정비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방증이란 지적이다.

 올해 대한항공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항공기 정비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국토부가 엔진에 대한 특별점검결과를 발표하자,자체 원인 분석보다 “해당 엔진 제작사의 기술적 판단을 받아 엔진을 추가 사용했고,엔진 오일도 모두 허용 한계치 이내로 샜다”고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라면 엔진에 왜 이상이 생겼었고,그 이후 또다른 부품 결함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대한항공의 이번 사례는 우리나라가 항공 무사고 11년을 맞으면서 안전불감증이 업계는 물론,항공당국에까지 퍼져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의 대한항공에 대한 특별 ‘부실점검’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이 3차례 엔진 결함이 발견되자,국토부는 안전감독관을 대거 투입해 특별안전점검을 벌였는데도 또 4차례나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12월23일 대한항공의 B747 화물기가 영국 스텐스테드에 추락해 4명이 숨진 이후 지금껏 사망 사고는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앞서 1997년 8월에는 대한항공의 B747기 괌에서 추락해 승객 22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국적 항공사의 사망사고가 지난 10년간 없었다는 사실을 들며,“우리나라의 항공 안전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한 전문가는 “항공 안전정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번 대한항공 사례는 정부와 항공사 모두 안전시스템이 느슨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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