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문답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문답

입력 2012-03-08 00:00
업데이트 2012-03-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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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기준금리를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동결은 만장일치였다”면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대를 넘어서 (물가와 경제성장에)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한국 가계부채가 금융 부실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면서 “가계 부채에는 소득별 미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 일문일답.

--유가가 경제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는가.

▲둘 다 중요하다. 중앙은행으로서는 물가에 대한 영향에 매우 관심을 갖고 볼 수밖에 없다. 유가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동시에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의 모델에 의하면 현재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물가가 현재보다 0.5%, 성장률은 0.5% 정도 떨어질 것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은데.

▲국민의 기대심리는 오랫동안 4.0%로 머물러 있는데 시장전문가들은 3.4%로 낮다.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체감 생활물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전체 인플레이션 결정률의 40% 정도를 기대심리가 차지하고 있다. 기대심리를 낮추는 방법은 경제주체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유통구조 개혁 등을 통해 생활품목 가격을 관리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금리를 내리는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 경제라는 것은 수준 자체도 중요하고 변화에 따른 자본의 흐름도 중요하다. 브라질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그런 것을 고려해 취한 것으로 본다.

--원화 환율이 달러화, 엔화보다 많이 절상됐는데.

▲우리는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이자율 격차와 환율의 관계는 같이 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달러와 원화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나 더불어 우리와 같이 무역을 하는 중국의 원화나 일본 엔화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KDI에서 가계부채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의 연착륙 방법은 무엇인가.

▲가계부채는 이로 인한 위기를 어떻게 막느냐, 또 부채가 많기 때문에 일상적인 경제운용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금융기관이 부실채권 때문에 위기를 겪게될 확률은 없다 본다. 자기 소득의 40%가 넘는 채무가 있는 사람을 과다채무자라 하는데 이 수치가 2010년 8% 미만에서 작년 10%까지 올라왔다. 당장의 위기는 되지 않겠지만 1차적으로 이렇게 과대채무자 증가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봐야 한다.

문제가 될 수 있는 계층을 처리하는 미시적 정책이 앞서야 한다. 무조건 무차별적으로 금리 등 거시정책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거나 내렸을 때 어떻게 될지에 대한 시나리오 같은게 있는가.

▲1조 달러가 넘는 무역금융을 가진 나라로서는 내수 상황만 갖고 금리를 판단할 수 없다. 기준금리 올렸을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장기적으로 분석한다. 중앙은행은 매달 의사결정을 하되 장기적인 시계를 갖고 한다. 가령 스웨덴의 뤽스 뱅크는 항상 공개를 한다. 기준이 6개월 후다. 우리도 앞으로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외국계 자금의 흐름을 어떻게 보는가.

▲작년 8월 이후 연말까지 80억달러가 넘는 돈이 나갔다. 올해 1, 2월엔 그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왔다. 큰 변화가 있는 것이다. 60% 정도가 유럽자금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당부분이 단기성 자금으로 보인다. 매우 관심을 갖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황인 만큼 우리경제를 어떻게 건전하게 만드느냐에 신경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 지금은 일일 변동이 0.3%정도로 굉장히 안정돼있다. 과거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금리 정상화 의지가 여전히 분명한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한국은행은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 다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국내경제가 최악은 지난 것인가.

▲1분기에 성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미리 사전에 말씀하는 것이다.

--유가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현재로 봐선 이 수준에서 머문다면 당초 예상치를 넘는 수준은 아니다.

--금통위원 5월이면 과반수가 새로 바뀌는데 연속성이 떨어지지 않는가.

▲새 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예단할 수 없는데 자질을 갖춘 사람들일 것이므로 걱정은 없다. 한은이라는 큰 조직이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본적 없다.

이제 마무리와 관련해 국제경제가 성장을 못하면 우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신흥아시아 국가들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과거보다 더 주도적 역할을 해야 글로벌 경제가 성장한다. 한국 등 신흥경제국들이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만 쫓아가서는 안된다. 지난 4~5년간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며 전 세계 성장의 50%를 담당한 곳이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다. 이에 맞춰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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