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워지니 먹는 데 쓰는 돈부터 아꼈다

경제 어려워지니 먹는 데 쓰는 돈부터 아꼈다

입력 2012-08-17 00:00
업데이트 2012-08-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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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가구 비율은 역대 최저…소득불평등 다소 개선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2분기 가계의 소비지출이 위축됐다.

가계 소비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지출은 실질 기준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우선 먹는 데 쓰는 돈부터 아낀 것이다. 여기에는 무상보육, 누리과정 등 정책효과도 반영됐다.

소비가 줄어들다 보니 적자가구 비율과 소비성향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득은 고용회복세가 이어지면서 2009년 4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저소득층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득불평등도는 개선됐다.

◇경기 부진으로 지출 위축…무상보육 등 정책효과도 반영

통계청이 17일 내놓은 2분기 가계동향의 지출을 보면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위축과 무상보육, 누리과정 등 정책효과가 뚜렷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38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에 그쳐 1분기의 5.3%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

부문별로는 3월 시행된 무상보육 확대의 영향으로 복지시설 지출이 무려 41.4% 급감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교육비 지출에서도 누리과정 시행에 따라 정규교육은 11.0% 줄었다. 다만, 학원ㆍ보습교육비 지출이 2.3% 늘어 전체 교육지출은 0.2% 증가했다.

통계청은 전체 소비지출 증감에서 무상보육과 누리과정이 미친 영향은 24%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지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식료품ㆍ비주류음료는 1.8% 증가에 그쳤다. 여기엔 경기 부진의 영향이 컸다. 실질 기준으로는 3.7% 감소해 음식을 사먹는 양도 줄인 셈이다.

주거ㆍ수도ㆍ광열비도 실질 지출이 3.0% 줄었다. 연료비가 2.6%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 역시 실질 지출이 3.0% 감소했다. 가전ㆍ가정용기기 소비가 10.6% 줄어든 영향이다.

교통비는 자동차구입(-2.9%)과 운송기구연료비(-0.5%)의 감소에 따라 실질 지출이 2.0% 줄었다.

월평균 통신비는 15만4천원으로 9.3% 급증했다. 스마트폰 확산 등에 따라 고가요금제 고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류ㆍ신발 지출도 9.3% 증가했고 주류ㆍ담배 지출은 5.3% 늘었다. 보건과 관련한 지출은 7.0%, 오락ㆍ문화는 6.8%, 음식ㆍ숙박은 6.2%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72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 지출은 9만5천원으로 10.1% 증가했다. 경상조세(8.8%), 연금(7.7%), 사회보험(6.5%) 등도 큰 폭으로 늘어 가계살림에 부담을 줬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 394만원…6.2% 늘어

소득 부문에선 저소득층의 증가율이 중산층 이상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2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소득은 394만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었다. 가계소득에서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은 7.5% 늘었고 사업소득은 2.5%, 이전소득은 5.1% 각각 증가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1분위(하위 20%) 월평균 소득이 127만5천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해 유일하게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2분위도 263만1천원으로 작년 동기와 견줘 7.4% 늘었다.

3분위(359만4천원) 소득 증가율은 5.8%였고 4분위(471만6천원)는 5.7%, 5분위(749만1천원)는 5.6% 등으로 5%대였다.

따라서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2003년 통계조사 이후 가장 낮았다.

가구의 소득을 가구원수를 반영해 균등화한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4.76였다. 이 배율은 2분기 기준으로 2008년 5.24에서 2009년 5.16, 2010년 4.96, 2011년 4.89 등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적자가구 비율 23.5%…역대 최저

소득보다 지출이 덜 늘어나면서 적자가구 비율과 가계의 소비성향 등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3.5%로 관련 통계를 낸 2003년 이후 가장 낮았고 지난해 2분기의 26.2%보다 2.7%포인트 떨어졌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21만9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6.8% 증가했으며, 1분위가 11.3%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5분위(5.9%)는 가장 낮았다.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인 평균소비성향은 74.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포인트 감소해 사상 최저치였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차감한 흑자액은 83만3천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늘었으며,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흑자액/처분가능소득)은 23.9%로 작년 동기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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