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비 파문…브랜드 추락이 큰 문제

현대기아차 연비 파문…브랜드 추락이 큰 문제

입력 2012-11-06 00:00
업데이트 2012-11-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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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가 북미시장에 판매한 일부 차종의 연비가 실제보다 부풀려 표시된 것으로 드러나자 브랜드 가치 추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 손상이 자동차 판매감소로 이어질 경우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은 기존 예상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가 곧바로 보상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도요타 리콜사태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주가는 최근 5조원 가량이 증발했고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겠지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브랜드 가치 하락에 실적 감소 불가피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이 이상이 전망한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14.81% 증가한 2조4천413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8.76% 늘어난 22조3천155억원이었다.

또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6.95% 증가한 1조1천309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 전망치는 13.61% 늘어난 12조4천545억원이었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의 연비 파문에 따른 브랜드 가치 손상으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은 점진적으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현대ㆍ기아차는 연비 차이만큼의 유류비에 15%의 위로금을 추가해 현금으로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 경우 109만대 정도에 1인당 최대 100달러 정도 보상하면 1천억 정도, 6년간 보상이 이뤄지면 6천억원 정도 필요하다.

연비 표시가 의도적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비자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집단소송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뤄진다면 추가 비용이 발행할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연비과장에 대한 보상이 6년간 6천4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현대ㆍ기아차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의 1.8% 정도로 4분기 영업이익률이 1.8%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상금보다는 현대ㆍ기아차가 연비의 우수성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아온 만큼 브랜드 이미지 타격에 따른 판매 감소는 더 우려되는 부분이다. 도요타가 리콜 사태로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고 한동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선례가 있다.

현대증권 채희근 산업재팀장은 “보상금은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를 시장에서는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내년 실적 전망을 벌써 하향조정되고 있다.

동부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8.4% 감소한 9조2천14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순이익은 7.6% 줄어든 9조340억원으로 내려잡았다. 또 기아차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9.3% 줄어든 4조480억원으로 내렸고 순이익은 7.1% 하향조정한 3조9천540억원으로 잡았다.

임 연구원은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 상황에서 악재가 발생했고 현대ㆍ기아차의 비용증가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수익 추정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아차가 곧바로 미국 언론 매체에 사과광고를 게재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최소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연비사태가 터진 이후 자동차 계약을 취소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KB투자증권 신정관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 연비 사태가 도요타의 리콜 사태와 같은 브랜드 가치 추락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 현대·기아차 시총 5조원 증발…추가 하락은 제한적

연비 과장 사태의 파고를 맞은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겠지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이미 한 차례 조정을 받은 탓이다.

5일 현대차는 7.21% 급락한 19만9천500원에 장을 마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3조5천억원 증발했다. 현대차 시총은 11월 들어서만 5조5천억원이 빠졌다.

기아차도 종가 기준으로 6.94% 떨어진 5만6천300원을 기록하면서 시총이 1조7천억원 줄어들었다.

두 회사 시총 5조2천억원이 하루 만에 사라지면서 현대모비스(-4.07%), 현대위아(-5.23%) 등 자동차 부품주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약보합권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 김용수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는 리콜 소문이 돌면서 먼저 4% 빠지고서 추가로 7% 내렸다”며 “큰 폭의 하락은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채희근 산업재팀장은 “주가가 이미 많이 내려서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상승 동력(모멘텀)이 부족해 반등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 팀장은 “환율, 세계 경기 등 기본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현대·기아차 주가는 미국 판매량에 대한 우려로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시장은 현대·기아차 11월 판매량 결과를 주목하는 상태다. 이 결과에 따라 시장 반응과 향후 판매량 추이를 예측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사건이 터지고 소비자 신뢰가 훼손됐는지를 보려면 11월 미국시장 판매량이 나와봐야 한다”며 “11월 판매량에 타격이 없으면 이번 사태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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