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 vs 단순화…카드업계 엇갈린 상품구성 전략

세분화 vs 단순화…카드업계 엇갈린 상품구성 전략

입력 2013-07-17 00:00
업데이트 2013-07-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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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화냐 세분화냐.

요즘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카드 상품군을 단순화하는 것과 고객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놓고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카드사별로 수십,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천개의 카드 상품이 있지만 10만장 이상 발급된 카드는 1%에 불과해 카드사의 입장에서도 관리비용만 지나치게 들어간다는 지적은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의 발단은 현대카드가 이달부터 종전 22개 상품군을 7개로 단순화한 것이었다. 종전 M, X 시리즈를 제외한 알파벳 카드는 신규발급을 중단하되, 블랙, 퍼플, 레드와 T3, 제로카드는 계속 발급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카드측은 이달 내로 신규 및 교체를 포함해 20만장 가량의 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종전 발행 규모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단순화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17일 “카드를 선택할 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포인트와 할인율인 만큼 이 두 가지로 카드 라인업을 재편했다”며 “단순화가 시장의 흐름임이 입증된 만큼 다른 카드사들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단순화라는 측면에서는 현대카드와 유사한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2011년 11월 종전의 복잡했던 브랜드를 숫자카드로 통폐합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혜택에 따라 구분한 삼성카드1~7의 라인업을 마무리했다.

삼성카드는 지금까지 240만장의 숫자카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은 카드 선택이 쉬워졌고 회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상품을 보유하지 않아도 돼 더욱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수위인 신한카드의 시각은 다르다.

각 카드 상품이 나름대로 특성이 있고 주요 고객층이 있는데 이를 몇개로 단순화할 경우 고객의 선택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욕구)나 특성,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한 만큼 카드 상품도 그에 맞춰 다양하게 운영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복잡한 조건이나 포인트 비율 등을 따지기 싫어하는 층을 위한 별도 원카드 상품(큐브)도 마련해 놓았다.

국민카드도 인위적인 재편 대신 다양한 카드군을 갖추는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한 장의 카드에 여러 가지 혜택을 담은 원카드(혜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사람에게 라이프사이클이 있듯이 카드에도 생성과 성장, 절정, 소멸의 단계가 있다”며 “오래된 카드 상품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BC카드의 경우 각 회원사들이 개별적으로 상품 개발을 하는 만큼 특정한 방향으로 정책을 펴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카드 상품 수도 줄잡아 수천개나 된다.

BC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업계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성공 여부는 3개월 이상 경과를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 회원에게만 포인트나 캐시백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리스크(위험)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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