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파업 마무리…손실 1조5천억원 육박

현대·기아차 파업 마무리…손실 1조5천억원 육박

입력 2013-09-12 00:00
업데이트 2013-09-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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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차질 7만3천여대’파업 관행 언제까지’ 우려 커져

기아자동차 노사가 12일 올해 임금협약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현대·기아차 모두 노조파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파업에 부정적인 여론에 떠밀려 당초 예상보다 조기에 파업사태가 매듭지어졌지만 현대·기아차는 이번 파업으로 모두 7만3천여대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여년간 몇 차례 빼고는 연례행사처럼 계속된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의 파업 관행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파업 손실 1조5천억원 육박…내수판매도 격감

이날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하는 현대차는 파업일수 15일간에 잔업 및 특근거부를 포함해 5만191대의 생산차질, 1조225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파업 13일째 임협에 잠정합의한 기아차는 생산차질 2만3천271대, 매출손실 4천13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치면 생산차질은 7만3천462대, 매출손실은 1조4천36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지난 1987년 이후 노조파업으로 인한 현대·기아차의 생산차질은 총 191만993대, 매출손실은 22조6천만원으로 늘었다.

그나마 지난해 파업 과정에서 총 14만4천978대의 생산차질, 2조7천396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 것에 비하면 피해가 줄었지만 역풍은 만만치 않았다.

노조 파업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판매 감소로 이어져 현대차의 8월 국내 판매량(4만7천680대)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만에 5만대를 밑돌며 전월 대비 19.6%나 급감했다. 지난 2월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부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작년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기아차의 8월 내수판매 역시 3만9천대로 노조 파업이 극심했던 작년 같은 달보다는 11.6% 늘었지만 전월보다는 6.0% 감소했다.

판매실적이 전적으로 노조 파업의 향배에 달려있는 꼴이다.

◇ 파업이 남긴 것은…”내년에도 파업 되풀이될까”

기아차 노조는 오는 1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노조내 일부 계파의 반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 가결과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등을 고려할 때 조합원 찬반투표는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아차 사측은 정년연장과 상여금 50% 인상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불수용’ 원칙을 고수했다.

현대차 임단협 교섭 때에도 노조는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천만원 지원, 노조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로 연장 등을 포함해 75개 요구안을 들고 나왔지만 사측은 사회통념과 거리가 먼 이런 요구사항은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를 관철했다.

사측으로선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는 것이 의미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정체 및 엔저 공세 등 어려운 경영여건을 함께 극복하자는 데 노사가 공감했다”며 “회사는 원칙을, 노조는 실리를 추구하는 합리적 안”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도 지난해 최대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경영위기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전년도 수준에서 임금인상안을 결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 관행’이 언제쯤이나 중단될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여전하다.

집행부 선거를 앞둔 노조가 강성 지도부를 택할 경우 파업의 고리를 끊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여론과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곱지 않은 시선, 사측의 해외공장 생산확대 움직임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가 “해외공장 신설과 신차종 투입 때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자”고 요구한 것도 사측의 이 같은 해외공장 신설 및 파업손실분 만회 방침에 압박을 받는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현대차는 터키공장 증설에 이어 중국 상용차공장 가동을 앞두며 중국4공장 입지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중국 3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올 상반기 54.3%에 달한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60%대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최근 노조파업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 및 생산성 저하, 국가별 무역장벽 강화, 환율 리스크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해외 생산량을 늘려야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의 한 간부는 “대내외적 여건으로 봤을 때 향후 노사가 합심해 국내 공장의 생산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노사관계가 진전되지 않으면 해외생산량은 갈수록 늘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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