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이상 노후대책 ‘무방비’…공적연금 16%뿐

50대이상 노후대책 ‘무방비’…공적연금 16%뿐

입력 2013-09-30 00:00
업데이트 2013-09-3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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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권혁성·신기철 교수 보고서…37%만 “노후 경제적 대비”

현재 50대이상 중고령층의 대부분은 당장의 생활과 자식 부양 등에 허덕이느라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 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적·사적연금 가입률이 20% 정도에 불과한데다, 직장을 가지고 있다해도 대부분 자영업이나 비정규·임시직 임금노동자로, 현실적으로 상당수가 노후 대비 여력이 없는 처지이다.

30일 권혁성·신기철 숭실대 교수의 ‘우리나라 중·고령자 노후준비실태 및 시사점:임금근로자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4차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2011년)를 분석한 결과, 대상자의 16.1%만 공적연금 납부경험이 있었다.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는 중고령층의 다층적 노후소득보장 체계 구축을 위해 국민연금연구원이 2005년부터 2년마다 진행하는 것으로, 2011년 조사는 만 50세이상 가구주 및 배우자 6천3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지난 27일 열린 제4회 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공적연금 납부 경험자의 가입 연금 종류를 따져보니 국민연금 직장가입이 45.3%로 가장 많았고, 국민연금 지역가입 44.6%, 공무원연금 4.2%, 국민연금 임의가입 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보험사 등 민간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개인연금에 가입했다는 응답자도 2.8%에 불과했다. 공적연금 납부 경험자가 모두 완전히 수급권을 가졌다고 가정해도 결과적으로 50대이상 남녀의 약 20% 정도만 공적이건 사적이건 노후 연금 수령을 기대할 뿐 이고, 나머지 80%는 연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중고령자들의 현재 고용 여건도 취약했다. 조사 대상자의 고용률은 42.0% 정도지만, 대부분 자영업자이거나, 임금근로자라해도 상용직·정규직의 비율이 낮았다. 고용 상태인 42.0% 가운데 임금 근로자는 다시 42.0%로, 결국 조사 대상 중고령자 가운데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는 사람은 17.7%에 불과했다.

임근 근로자 중에서도 상용직은 42.6% 뿐이고, 절반이상이 임시직(30.0%)과 일용직(27.4%)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분에서도 비정규직이 61.1%로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임금근로자만 따졌을 때, 월 평균 급여는 110만6천원 정도였다.

불안한 취업 상황 때문에 또 다른 노후 대비 수단인 퇴직금 및 퇴직연금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17.7%의 임금근로자 중 퇴직금과 퇴직연금 제도를 적용받는 비율은 각각 31.9%, 2.1%였다. 나머지 60%이상은 어떤 종류건 퇴직급여제와 무관했다.

이처럼 현 시점에서 중고령층의 상당 수가 충분한 연금·퇴직급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당장의 일상에 쫓겨 노후 준비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자들은 ‘노후가 시작되는 연령’으로 평균 67.7세를 꼽았다. 아직 이 나이에 이르지 않은 50대~60대중반 중고령자들에게 “노후를 위해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나?”라고 묻자 63.0%는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이 없어서(65.9%) ▲앞으로 준비할 계획(14.0%) ▲자녀 결혼비용 준비 때문(13.4%) ▲아직 생각도 안해봤다(4.8%) 등이 거론됐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람 중에서도 61.0%는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충분한 수준의 경제적 노후 준비가 불가능한 원인도 ‘생활비·교육비·의료비 등 시급하게 돈 쓸 데가 많기 때문’(57.7%), ‘소득이 낮아서 노후준비를 할 여유가 없기 때문’(41.1%) 등으로 노후 준비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배경과 비슷했다.

중고령자들이 생각하는 노후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 수준은 부부기준 평균 월 124만원, 개인 기준 77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앞서 살펴본대로 중고령자들의 월 평균 급여가 110만6천원 정도인 사실을 감안하면, 젊었을 때 저축이나 연금 등으로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면 중고령층에 이른 현재 시점에서 개인의 힘만으로는 노후를 대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두 교수는 보고서에서 “조사대상 대부분은 1960년대 급격한 산업화시기에 도시에 유입돼 저렴한 인건비로 경제성장을 견인했지만 노후 준비를 할 수 없었던 세대”라며 “국가재정이 양호하다면 이들 중고령자와 앞으로 중고령 세대에 접어들 계층을 위해 기초노령연금의 수혜 폭과 금액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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