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고분자 신소재 역사 새로 쓴다

효성, 고분자 신소재 역사 새로 쓴다

입력 2013-11-04 00:00
업데이트 2013-11-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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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케톤 개발 난제 ‘식품첨가제’로 풀어나일론 등 5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계보 이어

효성이 미국과 일본의 유수한 화학업체들도 포기한 새로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케톤을 개발하는 데는 수많은 난관 극복 과정이 있었다.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CO)와 불포화탄화수소인 올레핀(에틸렌·프로필렌)을 합성해서 만드는데, 일회적인 합성은 가능해도 대량생산할 수 있게 안정적인 공정시스템 구축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해외 경쟁사들이 일찍이 신소재로서 폴리케톤의 우수성을 보고 개발에 착수하고도 하나같이 중도에 포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효성도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으나 포기 않고 연구개발을 지속한 끝에 해법을 찾아냈다.

효성은 폴리케톤 생산 공정을 안정시킬 플라스틱 가공안정제를 찾고자 전문 제조업체들을 샅샅이 뒤져 각종 고분자소재 안정제들을 하나하나 적용해봤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시도가 돌파구를 제공했다.

한 연구원이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금속염이 포함된 식품첨가제를 안정제로 적용하는 실험을 하다 기대하지 않은 혁신적인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금속염을 함유한 물질은 고온의 용융 상태의 폴리케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 탓에 처음부터 안정제 리스트에서 제외됐었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폴리케톤 개발 과정에는 이 같은 극적인 순간이 서너 차례나 더 있었다고 효성 측은 전했다.

효성은 1980년 독일 바스프와 5대 5 합작으로 효성바스프를 설립하면서 화학수지 사업에 뛰어든 뒤 종합화학회사로 성장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사업을 중단했다.

그러다 평소 소재산업에 애착이 강했던 조석래 회장의 지시로 2004년 새롭게 신소재 개발에 착수해 10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효성은 폴리케톤 개발로 세계 고분자 신소재 분야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1938년 미국 듀폰이 나일론(폴리마이드) 상용화에 성공한 후 고분자 신소재 시장은 미국과 독일 소수업체들이 이끌어왔다.

1958년 듀폰은 폴리아세탈(POM), 1959년 바이엘은 폴리카보네이트(PC), 1970년 셀라니즈는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PBT), 1976년 제너럴일렉트릭(GE)은 모디파이드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를 각각 개발했다.

폴리케톤은 이러한 5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계보를 잇는다.

폴리케톤은 가장 널리 쓰이는 나일론에 비해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은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보다 14배 이상 뛰어나다.

기체 차단성은 현존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에틸렌비닐알콜(EVOH)과 맞먹는 등 다방면에서 소재로서 뛰어난 물성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나 전기전자 등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는 물론 초고강도 슈퍼섬유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더구나 각종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인 일산화탄소를 주원료로 사용해 환경보호에 기여할 뿐 아니라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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