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배 뻥튀긴 립스틱… 1423원에 수입해 2만1150원에 팔아

15배 뻥튀긴 립스틱… 1423원에 수입해 2만1150원에 팔아

입력 2014-04-10 00:00
업데이트 2014-04-1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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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족’ 늘 수밖에 없는 수입품 폭리 실태

평균 수입가격이 1423원인 한 립스틱의 국내 평균 판매 가격은 2만 1150원이다. 무려 14.9배나 비싸다. 평균 2만 2560원에 들여오는 등산화는 7.49배나 비싼 16만원에 국내에서 팔린다. 외국 유명 브랜드 제품이 얼마나 비싸게 국내에서 팔리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사람들이 해외 직접구매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세청은 수입가격 공개범위를 올해 60개 품목에서 내년 4월 70개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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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수입 식기류 매장에서 고객들이 수입 커피잔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독과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대책’에 따라 해외 직접구매로 구입하는 식기류 가격은 20%가량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수입 식기류 매장에서 고객들이 수입 커피잔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독과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 대책’에 따라 해외 직접구매로 구입하는 식기류 가격은 20%가량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9일 처음으로 발표한 ‘공산품 수입가격 및 국내 판매 가격 비교표’에 따르면 10개 품목의 국내판매 가격은 수입가격 대비 2.7~9.2배 높았다. 비교 품목은 서민 물가 체감도가 높은 10개 공산품(생수, 전기면도기, 유모차, 진공청소기, 전기다리미, 승용차 타이어, 가공치즈, 립스틱, 등산화, 와인) 34개 제품이다.

수입 립스틱 4개의 국내 평균 판매가격이 수입가격의 9.18배로 가장 높았고 칠레산 와인(5.08배), 미국산 와인(5배), 등산화(4.4배), 프랑스산 와인(4.37배) 순이었다. 국내 판매가격과 수입가격의 차이가 가장 적은 가공치즈도 판매 가격이 수입 가격의 2.67배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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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입가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의 수입통관 자료로 산출했다. 국내 평균 판매액은 운임·보험료·관세·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한 국내 백화점, 브랜드별 공식판매점, 온라인 공식쇼핑몰의 정가로 비교했다.

제품 가격이 쌀수록 수입 가격보다 국내 판매 가격이 더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 립스틱, 등산화, 와인 등이 대표적이다. 와인의 수입가격 대비 국내 판매가격 비율이 4.8배지만 원산지별로는 칠레산이 5.08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산(5배), 프랑스산(4.37배) 순이다. 특히 4000원에 수입되는 한 칠레산 와인은 6배가 넘는 2만 5000원에 판매됐다.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3325만병으로 처음으로 3000만병을 넘었다.

유모차는 대당 2만 7037~67만 9140원에 수입되는데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수입가격의 약 3.6배였다. 가장 비싼 등급의 유모차는 평균 47만 2240원에 수입되는데 국내에서 2.8배 비싼 133만 5000원에 팔렸다. 상대적으로 비싼데도 수입업체, 중간 공급업체, 백화점 등이 마진을 붙이는 데다가 물류비나 애프터서비스 비용 외에 판촉비용까지 합쳐지면서 3배가량 가격이 뛰었다.

최근 들어 수입이 급증하는 진공청소기는 평균 3.75배 비쌌다. 가장 비싼 진공청소기는 24만 7089원에 수입됐지만 국내 판매가격은 74만 8500원으로 3배 차이가 났다. 지난해 진공청소기 수입량은 303만대로 2년 전보다 98.3% 늘었다. 수입량이 최근 3년간 증가한 전기면도기 역시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가격의 2.85배에 달했다. 가장 비싼 등급인 전기면도기의 수입가격은 10만 4654원이었고 국내 가격은 27만 1175원으로 2.59배였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내 판매 가격이 시장 경쟁이 아닌 마케팅 전략 등에 의해 책정되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외국에 비해 동일 제품을 더 비싸게 구입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4-04-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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