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신세계 가세로 가맹점주 쟁탈전 점화

편의점업계, 신세계 가세로 가맹점주 쟁탈전 점화

입력 2014-07-17 00:00
업데이트 2014-07-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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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위한 차별화된 조건” VS “이미 실패한 모델”

신세계그룹 편의점 위드미가 로열티와 중도해지 위약금을 없애는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내놓은 것은 CU·GS25·세븐일레븐 등 기존 대기업 계열 편의점과의 가맹점주 쟁탈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편의점 ‘위드미’ 반포예일점에서 점포 점주와 위드미 본사 직원, 모델들이 ‘3무(3無)’ 가맹 원칙을 알리고 있다.
 ‘위드미’로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신세계 그룹은 ‘NO 로열티’, ‘NO 365일/24시간 영업’, ‘NO 중도해지 위약금’ 등 ‘3무(3無) 원칙’을 기본으로 기존 대기업 편의점과 차별화된 가맹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 제공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편의점 ‘위드미’ 반포예일점에서 점포 점주와 위드미 본사 직원, 모델들이 ‘3무(3無)’ 가맹 원칙을 알리고 있다. ‘위드미’로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신세계 그룹은 ‘NO 로열티’, ‘NO 365일/24시간 영업’, ‘NO 중도해지 위약금’ 등 ‘3무(3無) 원칙’을 기본으로 기존 대기업 편의점과 차별화된 가맹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 제공
이미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눈길을 돌리지 않고는 포화 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에서 후발주자가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예서는 위드미 같은 상품공급형 편의점 모델이 대도시에서는 대부분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No로열티·No위약금, 기존 편의점주에 당근 될까

17일 신세계그룹 편의점 위드미가 발표한 사업 모델 가운데는 가맹점주가 매출액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를 내지 않는 방안이 ‘당근’으로 들어가 있다.

통상 매출이 늘어나면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가맹본부에 내야 하는데, 이를 없애 가맹점주의 수익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대신 인테리어와 영업장비·집기를 가맹점주가 모두 투자하면 월 60만원(2년), 본부가 모두 투자하면 월 150만원(5년), 경영주와 본부가 함께 투자하면 월 110만원(5년)의 회비만 내면 된다.

본사는 월회비를 받고 가맹점에 상품과 인프라를 제공한다.

신세계 측은 월매출 4천만원·매출 이익률 27%를 적용하면 기존 대기업 프랜차이즈 로열티(매출 이익의 최고 35%)가 약 378만원이므로, 위드미의 월회비(최고 150만원)는 로열티의 절반 이하라고 설명했다.

같은 조건에서 월 순이익을 비교하면 타사 가맹점은 198만5천원에 불과하지만 위드미는 367만원에 달한다고 신세계 측은 덧붙였다.

특히 매출이 저조한 지역에는 아예 출점을 하지 않음으로써 점주가 매출 부진으로 월 회비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조두일 위드미에프에스 대표는 “하루 매출 100만원이면 월 수익이 기존 편의점 모델로 80만원, 위드미 모델로 150만원 정도 예상된다”며 “최저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면 출점을 과감히 포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업계에서 한 가맹점주가 본사 영업사원과 폐점 여부를 놓고 갈등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 등을 고려해 본부와 가맹점주 간 분쟁의 단골 소재인 위약금도 없애기로 했다.

365일·24시간 운영을 하지 않으면 로열티가 늘어나는 기존 대기업 편의점과 달리 영업시간과 휴무 결정권도 가맹점주에게 넘긴다.

실제로 현재 영업 중인 137개 위드미 점포 가운데 하루 24시간 영업하는 점포는 52곳(37%)뿐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강혜숙 위드미 반포예일점 대표는 “위드미로 전환한 뒤 기존 메이저 편의점을 운영할 때보다 수익이 거의 2배가 됐다”며 “특히 야간에 매출이 적은 상권에서는 밤에 문을 닫음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비용도 수익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측은 이런 조건을 통해 매출 부진으로 고전하는 다른 편의점 가맹점주들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상권 개발을 통한 신규 출점 보다는 (가맹점주가) 높은 로열티나 매출 악화로 고민하는 개인 편의점을 위드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체계화된 마케팅·고객서비스 부족 우려”

편의점 업계에서는 신세계 위드미 측의 이런 사업모델이 CU·GS25·세븐일레븐 등 기존 대기업 계열 편의점과 완전히 다른 모델이므로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비슷한 형태의 편의점이 이미 실패한 전례가 있는 만큼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본부에서 로열티가 아닌 월회비를 받고 상품만 공급하는 편의점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업계에서 고객을 끌어모을 만한 마케팅 전략과 서비스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된 마케팅 노하우와 서비스 교육, 체계화된 고객 멤버십 제도 등 안정적인 매출을 위한 요소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2012년 이후 신규출점 본부-경영주간 수익 불균형과 ‘갑을 문제’ 등으로 신규출점 증가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CU·GS25·세븐일레븐 등 이른바 ‘빅3’의 점유율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특징은 표준화·전문화된 노하우를 가맹점에 전수하는 것인데 위드미는 그냥 상품만 공급하겠다는 것”이라며 “서비스 메리트가 떨어지면 고객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은 운영 전에 점주에게 영업 노하우나 마케팅 노하우 등 충실한 가맹교육을 해준다”며 “POP(상품 옆에 설치하는 광고) 하나 만드는 것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주가)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이런(위드미) 모델에서는 그런 지원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외치며 점포 수 100개 미만의 편의점을 인수한 뒤 다시 점포를 1천 개까지 늘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과, 비슷한 모델의 다른 독립형 편의점보다 사업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위드미는 과거(신세계에 인수되기 전)에도 90개가량 점포가 있었지만, 이는 성공 여부를 판단할 규모조차 안됐다”며 “이런 방식이 정말 좋은 방식이었다면 지금처럼 규모가 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점포에 이벤트를 열어주는 등으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길을 찾고 있다”며 “놀이시설 등 특수사업장을 빼고는 직영점을 내지 않아 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미리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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