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대만 등 5개국 보유액 사상 최대 금융연 “양적완화 종료 후 급격한 자금유출 대비해야”
전 세계 외화보유액의 60% 이상을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선진국이 ‘돈 풀기(양적완화)’를 종료하면 아시아로 유입된 해외자본이 급격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외화보유액은 11조9천억 달러다. 이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의 보유액이 7조4천700억 달러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다.
6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3조9천9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이며 대만(4천235억달러), 한국(3천665억달러), 홍콩(3천202억달러), 싱가포르(2천780억달러) 등도 사상 최고치 대열에 있다.
아시아 42개국의 외화보유액은 비아시아 127개국 보유액(4조4천억달러)보다 58% 더 많다.
아시아 국가의 외화보유액 급증은 이들이 달러화를 사들여 자국 통화가치를 낮춤으로써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투기성 자금 유입과 급격한 환율 절상의 대응책으로 외화보유액을 늘렸다.
국제금융협회(IIF) 집계 결과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시중에 풀어놓은 돈은 3천530억 달러에 달하며, 같은 기간 신흥국으로 1천500억 달러가 유입됐다.
미국, 일본, 유럽이 자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풀어놓은 돈 상당수가 아시아 국가로 흘러들어 갔다는 이야기다.
외화를 계속 사들이는데도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는 올해 대체로 상승했다. 특히,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상반기에만 4% 이상 절상됐다.
선진국이 ‘출구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로 유입된 해외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연구원은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외화자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안정성·유동성을 확보하는 가운데 수익성 제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