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KT&G 득실놓고 증권가도 전망 엇갈려

담뱃값 인상…KT&G 득실놓고 증권가도 전망 엇갈려

입력 2014-09-12 00:00
수정 2014-09-1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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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 정부의 2천원 담뱃값 인상 방침이 KT&G의 실적에 미칠 영향을 두고 증권가의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여파가 순매출단가 상승효과보다 커 KT&G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반대의 경우를 기대하며 KT&G의 실적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수익성 영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12일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뱃값 인상에 따른 득과 실을 따져봤을 때 KT&G가 떠안을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보건복지부는 담배가격이 2천원 올라가면 판매량이 20.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이 경우 KT&G 출고가격 인상률(4.5%)보다 판매량 감소율이 더 커 부정적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담뱃값이 인상되기 전에 미리 담배를 사두려는 흡연자들의 가수요 물량도 있겠지만, 이보다 가격 인상 부담에 따른 시장 위축이 더 크게 (KT&G 수익성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KT&G의 자체적인 가격 인상이 없다면 당장 내년 실적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발표대로 추진된다면 KT&G의 순매출단가 인상폭(722원→732원)이 미미해 판매량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7.3%, 6.0%씩 감소할 것”으로 봤다.

KT&G의 배당매력 감소를 우려하는 분석도 있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KT&G 주가는 담배가격 인상 기대감으로 변동폭 상단까지 올라 매력이 떨어진다”며 “주가 상승으로 배당 수익률도 하락했고 내년 실적 성장 동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대투증권은 KT&G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9만6천원으로 낮췄다.

반면 증권가 다른 한쪽에는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판매량 감소를 만회해줄 것으로 보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담뱃값 인상으로) 순매출단가가 상승하면서 판매량 감소 현상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되며, KT&G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을 지니고 있어 외국계 경쟁사를 능가하는 가격 결정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담배 판매량이 12% 이상 큰 폭으로 감소하지 않는 이상 주당순이익(EPS)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담뱃값이 2천원 인상되면 제조업체의 담배 한 갑 당 평균판매단가(ASP)는 최소 50원씩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매량이 12% 이상 줄더라도 물가연동제가 함께 시행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물가연동제가 도입되면 담뱃세가 정기적으로 상향 조정되므로 ASP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KT&G의 수익성을 전망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KDB대우증권은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KT&G에 미치는 영향은 소매업자의 마진율 유지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백운목·권정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담뱃값의 10%인 소매 마진율에 주목했다.

10% 마진율이 유지된다면 소매업자로선 마진이 450원으로 200원 늘어나므로 담배판매량이 40% 이상 줄지 않는 한 이익이 늘겠지만, KT&G는 출하가격 상승폭이 50원(6.9%)에 그치므로 담배소비 급감 때는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소매업자 마진율이 10%(450원)에서 9%(400원)로 1%포인트 낮아진다면 KT&G 출하가격은 95원(13.1%) 상승할 수 있으므로 이번 세금 인상이 크게 불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소매마진율 하락이 어려우면 KT&G는 경쟁사처럼 4천500원짜리 담배 가격을 4천700원으로 올리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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