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의료진 파견 당위성 크지만 대비는 철저해야”

“에볼라의료진 파견 당위성 크지만 대비는 철저해야”

입력 2014-10-24 00:00
업데이트 2014-10-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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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국내 환자발생 대비 경험 축적 필요”

보건당국이 에볼라가 유행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의료지원활동을 펼칠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공모절차에 들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의료계에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고, 그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료진 파견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또 한국의 처지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수 있는 에볼라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경험축적이 필요하다는 점도 보건의료인력을 파견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힘을 보내고 있다.

현재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일본이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두명의 보건당국 소속 역학전문가를 시에라리온에 파견했고, 중국도 우리보다 앞서 의료진과 함께 역학, 실험 요원을 파견했다.

WHO 서아시아태평양지부에서 감염병 예방을 주제로 연수중인 이근화 제주의대 교수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개도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면 에볼라의 위험성과 별개로 한국도 보건의료인력을 파견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다만 파견 후 생길 수 있는 에볼라 감염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진이 고위험군 환자를 치료하다가 감염될 가능성이 큰 만큼 N95 마스크가 아니라 호흡기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장치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나 미군 수준의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감염환자가 발생한다면 미국의 CDC와 연계된 에모리병원이나 독일의 BNI 연구소 등에서 치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미리 만반의 조처를 해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종식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의료기관의 환자 치료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는 차원에서 보건의료인력 파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확실한 안전대책 없이 파견을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현재 서아프리카 상황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게 사실이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파견인력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 있는 임상병리사 등에 대한 확실한 안전대책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확실한 안전관리 계획 수립을 전제로 보건의료인력 파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사협회 신현영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보건의료인력 파견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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