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ISA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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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15일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고령인구의 저축 실태와 거시경제적 함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 유무에 따라 부모의 자산 규모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화연구패널(2006년~2016년) 자료의 61~95세 개인들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소득과 소비, 건강상태, 학력 등 다른 조건들이 같을 때 자녀가 있는 고령층 가구는 없는 가구에 비해 자산이 약 50%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자녀가 있는 경우 유산 증여를 위해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교육, 결혼 등 미래의 소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 대상자의 연령이 1세 높아질 때마다 순자산의 규모는 약 7.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 이후 소득이 줄고 소비가 늘어 자산 감축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존의 가설과는 다른 결과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금융자산(6.4%)을 주택자산(0.3%)보다 더 축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고령인구의 자산 보유 가운데 질병 위험 및 의료비 지출에 대비한 예비적 저축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고령 인구의 유산 동기는 비교적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인 생애주기 가설의 예측과 다르게 고령층의 자산감축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므로 이런 현실을 반영해 경제 전망 및 정책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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