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고 출산 결심…‘100만분의1’ 뚫은 네쌍둥이 아빠

이직하고 출산 결심…‘100만분의1’ 뚫은 네쌍둥이 아빠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3-05-10 15:40
수정 2023-05-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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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 네쌍둥이 아빠 된 SK온 송리원 PM
의료비 지원제도·유연근무제 등 복지제도 큰 도움
“생각지도 못한 관심 감사…당당히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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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 가족 완전체
6인 가족 완전체 송리원(왼쪽) SK온 PM과 그의 아내 차지혜씨가 네쌍둥이를 품에 안고 활짝 웃고 있다. SK온 제공
“‘애국자’가 되려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에 도움이 되겠단 생각은 들었어요.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좋지 않겠습니까.”

‘100만분의1’ 확률을 뚫고, 본의 아니게 애국자가 된 부부가 있다. SK온 직원인 송리원(39) PM과 그의 아내 차지혜(37)씨다. 부부는 지난 3월 16일 세상의 빛을 본 네쌍둥이를 품에 안았다. 딸 셋에 아들 하나. 0.9㎏으로 가장 작게 태어났던 첫째가 지난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한다. 초산 산모가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한 것은 국내 최초다.

SK온은 당초 부부가 병원에서 받았던 분만 예정일(5월 10일)에 맞춰 송씨 부부의 사연을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합계출산율 0.78명 ‘초저출산’ 시대에 보기 드문 애국자”라며 축하와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송 PM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생각지도 못한 관심을 받게 됐는데, 우리 가족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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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리원씨 부부의 네쌍둥이. SK온 제공
송리원씨 부부의 네쌍둥이. SK온 제공
부부가 임신을 결심한 건 송 PM의 이직이다. 2020년 결혼했지만, 컨설팅 회사에 다녔던 송 PM은 밤낮없이 일했고, 아이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송 PM이 SK온으로 이직을 확정하자, 아내가 먼저 “SK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회사로 들었다”면서 2세 계획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이후 난임병원을 다닌 부부는 송 PM이 SK온에 입사한 같은 해 9월, 네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민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에요. 아내의 건강도 병원에서 걱정을 많이 했고, 낳은 다음도 문제죠. 양육비에 사교육까지….”

그럼에도 부부는 출산을 결심했다. 네쌍둥이만이 줄 수 있는 ‘네 배의 행복’을 기대한 것. 송 PM은 “맞벌이 부부여도 네 아이를 아주 풍족하게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행복을 기대하며 감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랑 아내가 공부를 꽤 잘했으니, 사교육 없이 우리가 가르치면 된다는 자신감도 있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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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쌍둥이 아빠 송리원 SK온 PM이 사내방송에 나온 장면. SK온 제공
네쌍둥이 아빠 송리원 SK온 PM이 사내방송에 나온 장면. SK온 제공
회사는 송 PM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 SK온은 직원들의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운용하는데, 매주 들어가는 초음파 비용부터 출산까지 병원비를 회사에서 거의 대줬다고 한다. 또 상사의 결재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휴가제도,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었다. 이렇게 해서 회사에 과연 남는 게 있나 싶었다”며 고마워했다.

“이직한 뒤 임신을 결심했고 복지제도 덕에 부담이 줄었으니 SK온이 낳고 기른 네쌍둥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너무 큰 관심을 받았는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남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아이들을 키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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