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어려운 증권 용어 쉽게 풀어쓰기에 나서

증권가, 어려운 증권 용어 쉽게 풀어쓰기에 나서

입력 2014-09-12 00:00
업데이트 2014-09-1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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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용어, 참 쉽죠”…증권가 ‘개미’와 눈맞추기 “’50대 아주머니’도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 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가 어려운 증권 용어 풀어쓰기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증권업계 스스로 쌓은 높은 ‘벽’이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를 증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를 고려한 쉬운 보고서 및 상품 설명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리서치센터가 기관 투자가가 아닌 개미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를 내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서성원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실장은 “증권사에서 내놓는 보고서가 기관 투자가 등 전문 투자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작성돼 개인을 소외시켜왔다는 반성에서 이 같은 제도 개편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논리적으로 덜 치밀해 보이더라도 어려운 용어나 개념은 부록으로 따로 뺄 예정이며, 글자 크기를 키우고 이해가 쉬운 그림이나 표 등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외부 편집자에게 보고서를 보내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적절한 문장으로 작성됐는지 최종 검토를 받는 과정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상 법인 부문에서 대부분을 대는 리서치 비용도 리테일 부문(개인고객 영업)에서 40%까지 대도록 구조를 바꿨다. 그만큼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에 더 집중하라는 뜻이다.

한화투자증권의 한 연구원은 “50대 아주머니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를 쓰라는 게 내부 목표”라며 “물론 변화의 과정이 쉽진 않겠지만 결국 개인을 이롭게 해주는 증권사가 살아남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다음 달 1일 ‘3000명이 쓴 쉬운 금융 이야기’란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를 지점과 본사의 전 직원에게 1부씩 배포해 고객과 상담 시 활용하게끔 할 계획이다.

이 책은 지난 4~6월 ‘금융용어 쉽게 이야기하기’를 과제로 진행된 사내 토너먼트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모은 용어 사례집이다.

랩어카운트, 롱숏펀드, ELS(주가연계증권), ABS(자산유동화증권) 등 증권사에서는 매일같이 사용하지만, 고객들은 정확한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99개 용어를 쉽고 재치있게 정리해 놓았다.

예를 들어 6개월마다 치르는 시험에서 특정 점수 이상을 받을 경우 스마트폰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한 자녀와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ELS의 구조를 설명하는 식이다.

여태경 KDB대우증권 과장은 “ELS를 축구와 야구, 요리 등에 비유해 쉽게 설명한 광고가 나간 뒤 ELS를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쉬운 금융’으로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도 4분기 추천전략상품(펀드, 채권, ELS 등 금융상품)부터 쉬운 용어를 활용한 직원용 안내서를 배포할 계획에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직원이 상품에 대해 잘 알아도 고객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핵심사항을 쉽게 정리한 안내서 배포를 통해 직원의 전달력과 고객의 이해도를 동시에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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