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전혀/윤성민
한 치 앞도 못 보고, 과거로도 돌아갈 수 없으니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되고 싶은 것
못 된다고 슬퍼하지는 말아요.
약한 자신의 존재를 수긍하고 받아들이고
향기로운 잠, 무통의 잠, 그리고 내리는 빗줄기 온전히 들으시고
마음의 평안, 육신의 짧은 안녕, 부족한 자신을
사랑하세요, 사랑하고 싶어요.
그러나 그러나 한 번만 살다가는 삶 속에서
바라는 것, 원하는 것, 되고 싶은 것
못 하고, 못 보고, 못 느끼고 이루지 못 한다는 것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전혀, 전혀.
2012-05-05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