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추석민심 제대로 듣고 반영하라

[사설] 여야 추석민심 제대로 듣고 반영하라

입력 2010-09-20 00:00
업데이트 2010-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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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긴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흥겨워야 할 한가위 연휴이지만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폭염에 가을장마, 태풍 등으로 작황이 나빠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 수준이다. 수출 호조로 일부 대기업이 혜택을 보고 있다지만 서민생활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푸념 소리가 높다. 어려운 이웃들과 정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같은 민심은 정쟁에 매달려 민생경제를 외면해 온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야는 올해만큼은 추석민심을 제대로 듣고 각종 정책에 반영해 실질적인 서민생활 개선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지금 생활고에 지친 시민들은 정치인들의 민생현장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가슴으로 민심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낮은 자세로 민심을 들어야 한다. 2012년 총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민생현장의 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말고 겸허하게 들어 당의 정책과 정기국회 법안, 그리고 예산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

여야는 모두 추석연휴 귀향활동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 심의 때 서민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은 무상보육 확대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복지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대학등록금 반값 실현, 서민들의 의료비 경감, 무상급식 확대 등에 대한 재정지원에 주력할 것임을 밝힐 계획이다. 여야의 주장은 나름대로 모두 의미가 있다. 문제는 실천력이다. 입안된 정책은 실행되지 않으면 결국에는 구두선에 그치고 만다.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정치권의 행동이 긴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권의 추석민심 듣기가 결코 의례적이어서는 안 된다. 청취한 민심은 지체없이 정책에 반영해 서민생활 개선과 연결돼야 한다. 특히 살인적 장바구니 물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정부가 비축물량 방출 등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힘든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버겁다. 추석연휴가 끝나면 김황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 정치일정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이를 핑계로 추석민심을 내팽개쳐 버리면 안 된다. 여야 정치권의 실질적인 분발을 기대한다.
2010-09-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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