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교육계의 난제, 교육 한류로 풀자/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열린세상] 교육계의 난제, 교육 한류로 풀자/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입력 2013-02-16 00:00
업데이트 2013-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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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교 교육과 관련하여 풀기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과열 과외, 입시 지옥, 대학 서열화 등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 진학이 너무 어렵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 한편에서 일부 대학은 학생을 채우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 있다.

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이러한 상반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자를 분리하여 각각의 문제에 적합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대학 진학과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수험생과 부모가 원하는 좋은 대학과 전공학과로 진학하기 어려워서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학과 전공학과 신입생 수가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대입전형을 어떻게 바꾸든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대안은 결국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나누기보다 더 적극적인 돌파구는 우리 교육을 받은 인재가 세계 어디서든 원하는 직업을 갖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이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세계인들은 한국인의 능력과 열정 그리고 근면성을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최근 세계를 다니며 강연할 때마다 세계인들이 보여주는 한국과 한국교육에 대한 관심을 보면 지금이 세계로 나아갈 최적의 시기인 것 같다.

따라서 우리가 힘을 쏟아야 할 것은 초중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진로교육과 함께 원하는 젊은이들이 탁월한 능력과 정체성 및 조국애, 외국어 능력, 열린 세계관 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로 나아가 일을 하고자 할 때 큰 장애는 실력이나 열정이 아니라 언어다. 그런데 사교육비 증가와 소득 격차에 따른 외국어 능력 격차 우려 때문에 외국어 교육을 억제해 왔다. 이제는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가 공교육 안에서 국제 언어 유창성 및 세계시민 자질을 갖춰 주도록 예산 우선순위와 프로그램을 바꿀 때가 되었다.

예산에 한계가 있다면, 먼저 도시의 소외된 지역과 농어촌의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당 교육을 시킴으로써 계층 간의 글로벌 인재 역량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 결과로 인구 분산 및 국토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졸업 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시킨다면 몇몇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만 필요했던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국제역량을 길러줄 다양한 대학에 진학하려 들 것이다. 졸업 후 세계로 나아가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젊은이는 늘어날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면 특정 대학과 학과에 입학하기 위한 과열 사교육, 입시 지옥, 대학 서열화 등등의 문제가 조금은 완화될 것이다.

다음으로 국내 대학이 겪고 있는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역시 중국을 비롯한 해외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최근 한류 덕에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한국교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외국 학생들을 받아들여 교육시킬 수 있는 교수진이나 프로그램 등을 갖추지 않은 채 학위장사를 하는 대학들이 생겨나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국가가 지원해 왔듯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대학들이 외국 학생들을 받아들여 교육시킬 수 있는 여건을 갖추도록 국가는 선도대학을 지정하고 기업체와 손을 잡고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이와 함께 이미 외국 학생을 받아들여 교육을 시킬 여건을 갖춘 수도권 명문대학들은 호주의 경우처럼 높은 등록금을 지불할 외국학생의 비율을 더 높이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예일대학생들이 한국학 전공을 만들어 달라고 대학에 건의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각국에 한국과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이 바로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으며, 우리 대학이 세계인을 불러올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박근혜 정부는 우리 교육이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을 이끌어가며 동시에 젊은이들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더 다양하게 개척해 주길 기대한다.

2013-02-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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