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민감 中당국, 블로거 회의도 봉쇄

인터넷 민감 中당국, 블로거 회의도 봉쇄

입력 2010-11-22 00:00
업데이트 2010-11-22 11: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난주 말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중국 블로거 연차회의’가 관계 당국으로부터 취소 압력을 받아 결국 열리지 못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연례적으로 열리는 이 회의에는 유명 온라인 비평가,기업인,디지털 미술가 등 수십 명이 참석해 왔으며 지난 2005년 상하이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참석자 다수는 정부 당국의 검열제도에 비판적이어서 중국 당국 쪽에서는 이 회의가 민감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회의 준비위 측은 이틀 일정으로 지난 20일 개회하려 했으나 관계 당국이 회의 장소 사용을 개회 며칠을 앞둔 시점에 불허했다고 밝혔다.상하이시 문화국 담당자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들어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금지하는 조치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현재 중국에서는 4억2천만 명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오염된 우유로 인해 앓게 된 어린이의 부모를 지원하기 위해 인터넷상에 모임을 조직한 ‘자오리안하이’에게 법원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며 2년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고,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도 인터넷상에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유포시켰다는 이유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중국에서도 블로깅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작년 말 현재 6개월 내 자료를 갱신한 블로그,또는 그와 유사한 개인 페이지가 1억4천5백만 개라고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센터’가 밝혔다.

 대다수 블로그가 비정치적이지만 때로는 직설적으로 사회 비판을 하는 창구로 이용된다.또 트위터 같은 소블로그가 금지돼 있는 중국에서 민감한 정보가 확산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올해 ‘블로거 회의’에서도 소블로깅 활동이 논의의 주요 주제였다.해마다 열리는 이 회의에서는 중국 당국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을 알려주곤 했고 당국이 봉쇄하기 어렵도록 해마다 장소를 달리해 개최해 왔다.

 참석 예정자들은 회의장 사용이 불허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각자 사이트에서 ‘뻔한 이유’를 비난하는 한편 대안을 찾기도 했다.그러나 회의 개최일인 20일 홈페이지 게시물이 모두 삭제됐으며 ‘운영 중단’이라는 메시지만 떠 있었다.또 준비위 측에서는 21일 오후 현재에도 새로운 회의장을 찾지 못했다.

 이 회의체의 공동설립자이자 벤처사업가인 ‘아이작 마오’는 회의 참석을 위해 상하이로 온 블로거들이 소규모 그룹별로라도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여전히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비위 측에서는 중국 당국의 검열제를 비꼬는 것으로 대응했다.회의 홈페이지에서 ‘Ctrl-A’키를 누르면 후진타오 주석의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슬로건과 똑같게 발음되는,상스러운 중국 욕설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뜨도록 해 놓았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