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견딘 씨티그룹 CEO 주주와 갈등 의혹 속 전격 사임

금융위기 견딘 씨티그룹 CEO 주주와 갈등 의혹 속 전격 사임

입력 2012-10-18 00:00
업데이트 2012-10-1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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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위 은행(자산규모 기준)인 씨티그룹 비크람 판디트(55)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돌연 사임을 발표하자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날 씨티그룹이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라 미 뉴욕 월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판디트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씨티그룹은 발전했고, 지금이 다른 사람에게 씨티그룹의 경영을 넘길 수 있는 적합한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사임 의사를 공식 밝혔다.

그는 사임 배경과 관련, 보수 문제 때문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연봉 1달러만 받고 일한 적도 있다.”고 일축했다. 씨티그룹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불화가 있었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2007년 12월 취임한 판디트는 이듬해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씨티그룹이 200년 역사상 가장 격동의 시기를 보낼 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씨티그룹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마이클 오닐 씨티그룹 회장이 최근 판디트의 경영 능력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으며 이사회 내에서도 판디트 재임기간 동안 씨티그룹의 주가가 89% 하락한 데에는 판디트의 통찰력 및 운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주주들과의 갈등설, 금융 당국과의 마찰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씨티그룹 주주총회에서 55%의 주주들이 판디트의 보수 인상에 반대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씨티그룹의 전략과 실적을 둘러싸고 판디트가 이사회와 불편한 관계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판디트와 함께 일해 온 존 해븐스 씨티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이날 사퇴했다. 해븐스는 올해 말에 물러날 예정이었지만 판디트와 동반 사퇴했다.

씨티그룹 신임 CEO에는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였던 마이클 코뱃(52)이 임명됐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2012-10-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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