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항의”…중국인 반북 시위 ‘봇물’

“핵실험 항의”…중국인 반북 시위 ‘봇물’

입력 2013-02-19 00:00
수정 2013-02-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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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 당국, 북한 공관 경비 대폭 강화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에 항의하는 중국인들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6일 랴오닝성 선양(瀋陽)과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 소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시위 발생지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북핵 실험에 반대하는 중국 시민들이 16일 선양(瀋陽) 주재 북한 총영사관 앞에서 ‘북핵 실험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쉰 캡처
북핵 실험에 반대하는 중국 시민들이 16일 선양(瀋陽) 주재 북한 총영사관 앞에서 ‘북핵 실험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쉰 캡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안후이성 허페이(合肥), 후난성 헝양(衡陽), 헤이룽장 하얼빈(哈爾濱) 등지에서 북한 핵실험에 항의하는 시위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속속 올라왔다.

허페이에서는 한 청년이 샤오야오진(逍遙津)공원 정문 앞에서 ‘북한 핵폭 항의, 동북 지역 동포를 구하자’라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헝양 주민 6명도 ‘북한의 핵실험에 항의한다, 인류의 안전을 수호하자’는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하얼빈에서는 빙등제가 열린 도심 거리 한복판에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공안의 눈을 피해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북한에 항의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고 나서 ‘인증 샷’을 웨이보에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의 반북 시위는 참가자가 소수에 그치고 있지만 시위를 엄격히 통제하는 중국의 현실에 비춰보면 이례적 현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사관에는 중국인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누리꾼은 “방금 북한 대사관에 전화해서 당신네 위대한 김정은 총통에게 중국 국민의 항의를 전하도록 하라고 말했는데 상대방이 침묵해 전화를 끊었다”는 글을 올렸다.

반북 여론이 고조되자 중국 공안 당국은 북한 대사관을 비롯한 북한 공관 경비를 강화했다.

공안은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 정문 앞에 순찰 차량을 상주시키고 일대에 사복 경찰을 대거 배치, 시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누리꾼들은 노골적으로 북한을 성토하고 있다.

일부 성난 누리꾼들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을 포토샵 프로그램을 사용해 흉하게 고쳐만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검열 당국은 시위와 관련된 글이나 중국 정부를 노골적으로 성토하는 글을 올라오는 족족 삭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북한을 비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정부의 대북 정책도 성토하고 있다.

’나의 눈’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중국 외교부는 북한 핵실험 이후 말로만 항의하고 실질적으로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렇게 계속 가면 북한은 악마가 되고 중국은 인류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서 전례 없이 강경한 대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중국 정부가 대북 정책을 펴는 데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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