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공항 보안 체계 도마에’한계 있다’ 지적

LA공항 보안 체계 도마에’한계 있다’ 지적

입력 2013-11-04 00:00
업데이트 2013-11-0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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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성향의 청년 한 명이 소총을 난사해 1명이 사망하고 큰 혼란을 빚은 사건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보안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9·11 테러 이후 16억 달러를 투입해 구축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보안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공항 로비, 탑승권 판매 창구, 수하물 찾는 곳과 터미널을 잇는 보도 등 사람들이 붐비는 지역은 총기가 폭탄을 지니고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04년 로스앤젤레스 시장 직속 기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공항 터미널은 지상 공격이나 수하물, 가방, 트럭, 자동차 등에 숨긴 폭탄 공격에 취약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9·11 이후 250명의 경찰관과 1천여명의 민간 보안 요원이 증원됐고 16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이번 사건을 막아내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연방 교통안전국(TSA)이 운용하는 검색대에 무장 경찰관이 사건 당시 배치되어 있지 않아 범인 폴 시안시아가 처음 총을 꺼냈을 때 막아낼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공항 경찰 마셜 매클레인은 올해 초 무장 경찰관을 검색대에서 철수시킨 사실을 폭로했다.

검색대에 무장 경찰관을 고정 배치한 것은 검색대를 지나면 곧바로 항공기 탑승구와 비행기 주기장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9·11 이후에 취해진 조치였지만 최근 고정 배치 대신 순찰 경찰관으로 대체했다.

2002년 로스앤젤레스 공항 국제선 청사 엘알 항공사 항공권 발매 창구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때 범인은 순찰을 하는 무장 경찰관이 딴 곳으로 이동하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엘알 항공사 직원들에게 권총을 마구 쏴 2명이 숨지게 한 범인은 엘알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고용한 보안 요원에게 사살됐다.

공항 운영 책임자인 지나 린지 공항공사 전무가 보안보다는 원활한 공항 업무를 더 중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린지 전무는 한 번도 보안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보안 담당 이사 보직도 없애는 등 우선순위에서 보안 분야를 제외했다.

공항 경찰 노조는 경찰관 인원이 부족하다고 2010년 이후 퇴직 경찰관을 보충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항 경찰을 줄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차량과 장비도 노후한 실정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공항 경찰대장 팻 개넌은 공항 경찰이 정원에서 17명 부족하다고 시인했다.

이 사건을 통해 공항 보안 취약하다는 사실을 시장을 비롯한 시 정부 고위층이 깨달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이들 공항 경찰관들의 반응이다.

개선책으로는 무작위, 불규칙적인 검문을 하는 방식과 사복을 입은 무장 경찰을 더 많이 공항 곳곳에 배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개넌은 순찰 경찰관을 증원하고 순찰 경로도 불규칙하게 바꾸는 등 전술적 변경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연방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마이클 매콜 위원장(공화)은 TSA 직원들은 비무장이기 때문에 TSA와 지방 경찰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도 “(보안이 철저한) 해군 복합 시설에도 총기를 반입해 총질을 벌이는 판에 사람들이 붐비는 공항에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작심하고 덤비는 테러범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보안 분야 컨설턴트 제프 프라이스는 “검색대에 무장 경찰관을 다시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기는 하나 작심하고 범행을 감행할 때는 막을 방도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랜드 연구소의 테러 및 항공 보안 전문가 브라이언 젠킨스 역시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테러리스트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장소에서도 살인극을 벌일 수 있다. 나이로비의 쇼핑몰, 콜로라도의 극장, 그리고 타임 스퀘어 등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공항은 3일 한편의 항공기 이착륙도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 없이 완벽하게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대변인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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