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열린 미국대학농구 경기에 미군기지 ‘들썩’

국내서 열린 미국대학농구 경기에 미군기지 ‘들썩’

입력 2013-11-09 00:00
업데이트 2013-11-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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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주말인 9일 아침 일찍부터 캠프 전체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의 2013-2104시즌 개막전이 바로 이곳 미군기지 내 슈퍼짐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부대 관계자는 “평택에 있는 미군들 외에 다른 지역에 있는 군인과 그 가족까지 경기를 보려 이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경기는 2년 전부터 NCAA가 미군들을 위해 개최하는 ‘군대 클래식(Armed Forces Classic)’의 하나로 준비됐다.

NCAA 군대 클래식은 2011년 미국 샌디에이고 항구에 정박한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에서 미시간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의 경기로 처음 열렸다. 지난해에는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미시간주립대와 코네티컷대가 맞붙었다.

아시아에서 NCAA 남자농구 정규리그 경기가 열린 것은 1982년 일본 도쿄에서 펼쳐진 버지니아대와 휴스턴대의 경기 이후 이번이 31년 만이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학교는 미국에서도 ‘농구 명문’으로 인정받는 조지타운대와 오리건대다.

두 학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제작한 전투복 무늬가 그려진 특수 유니폼을 착용했고 원래 선수 이름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U.S.A’나 ‘RESPECT(존경)’, ‘INTEGRITY(진실)’ 등의 단어를 새기고 코트에 나왔다.

그만큼 국가 안보를 위해 봉사하는 군인들을 배려한 이벤트였다.

경기 시작에 앞서 한국과 미국 병사가 나와 두 나라의 국가를 차례로 부르며 여느 스포츠 행사보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국민의례가 진행됐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미군기지 내 슈퍼짐을 찾은 2천여 명의 미군과 가족, 친지들은 엄청난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쳐대며 체육관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특히 후반 중반 조지타운대 애런 보웬의 팔로우업 덩크슛이 나오자 체육관은 말 그대로 떠나갈 듯했다.

성김 주한미국대사도 미군기지를 찾아 끝까지 경기를 관전했다.

또 관중석에 앉은 일부 미군들은 이 경기가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다는 점에 착안해 ‘엄마, 안녕하세요(Hi, Mom)’와 같은 문구를 새긴 손 피켓을 들고 나와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려 하기도 했다.

중계 카메라가 관중석을 향하기만 하면 자신의 얼굴을 TV에 나오게 하려는 군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체육관을 뜨겁게 만들었다.

조지타운대 존 톰프슨 3세 감독은 “군대 클래식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매우 기쁘다”며 “시즌 개막을 맞아 미국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군인들을 위한 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커다란 의미”라고 말했다.

데이나 알트먼 오리건대 감독 역시 “오늘 경기를 통해 군인들이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NCAA 특유의 규정인 공격 제한 시간 35초와 쿼터제가 아닌 전·후반 제도 등도 색다른 볼거리가 됐다.

경기에서는 오리건대가 82-75로 조지타운대를 물리쳤다.

줄곧 5점 차 안팎으로 앞서던 오리건대는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리처드 아마디의 덩크슛에 이어 종료 1분15초 전에는 제이슨 칼리스티가 자유투 2개를 다 넣으며 75-69를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이후로는 상대 반칙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조너선 로이드가 침착하게 성공, 승리를 지켰다.

지난 6일 입국한 두 학교 선수들은 8일까지 배식 봉사, 농구 교실 등의 행사를 하며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을 격려하고 한미 동맹 파트너십을 되새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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