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르족 “크림반도 절대 떠나지 않는다”

타타르족 “크림반도 절대 떠나지 않는다”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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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르 공동체 부의장 인터뷰…”러’병합에 비폭력 저항운동 전개”

“우리는 절대 크림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우리의 권리를 찾아갈 것이다.”

우크라이나 크림 공화국 내 소수민족인 타타르인 공동체(메쥴리스) 부의장 나리만 젤리알은 17일(현지시간) 심페로폴 시내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림이 러시아에 편입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젤리알 부의장은 “현재로선 러시아가 크림을 병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설령 크림이 러시아 연방에 들어가면서 심한 탄압과 차별을 받더라도 크림 내 타타르인들이 크림반도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크림인들 중엔 무기를 들고 러시아에 맞서 싸우자는 주장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공동체 지도부는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을 상대로 싸워 크림인의 피를 흘리는 일을 피하고 크림인들이 그동안 지켜온 ‘비폭력 저항’ 원칙을 지켜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심지어 러시아군의 크림 진주 초기 시도했던 평화적 시위조차도 상대 진영의 도발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림 전체 주민 200만명 중 러시아계(60%), 우크라이나계(24%)에 이어 13%의 인구 비중을 차지하는 타타르계 주민들은 소련 시절 스탈린 정권으로부터 심한 탄압을 받은 역사적 경험 때문에 러시아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스탈린은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타타르인들이 나치 독일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소련군이 크림을 탈환한 1944년 현지 타타르계 주민 모두를 우랄과 중앙아시아 등으로 강제이주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주민 20만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굶주림이나 질병 등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소련이 붕괴의 길을 걷던 1988~1992년 대규모로 크림으로 재이주해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는 타타르인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새로 들어선 친서방 중앙정부를 지지하며 크림의 분리주의와 러시아 귀속 움직임에 반대해 왔다.

젤리알 부의장은 ‘크림의 러시아 귀속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란 질문에 “이곳에 대규모로 투입된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들을 볼 때 러시아가 크림을 병합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만큼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타협의 구체적인 방식으론 “크림이 우크라이나에 남되 지금보다 훨씬 폭넓은 자치권을 부여받고 러시아의 크림에 대한 권리도 일부 인정하는 합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젤리알은 16일 치러진 크림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타타르 공동체는 처음부터 주민투표를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보이콧을 결정했기 때문에 주민의 95%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런 가운데서도 크림 정부가 투표율을 83%라고 발표한 것은 부풀리기에 틀림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타타르인들이 투표에 참여해 ‘1992년 크림 헌법 복원과 크림의 우크라이나 잔류를 지지하는가’란 두번째 질문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1992년 헌법은 크림에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고 자주권을 가진 크림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대등한 계약을 맺는 형식의 연방제를 규정한 것으로 결국은 시간을 끄는 분리·독립 시도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젤리알 부의장은 크림의 타타르인 문제 논의를 위해 현재 무스타파 제밀례프 전 타타르공동체 의장이 벨기에 유럽연합(EU) 본부와 러시아를 거쳐 터키를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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