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흑인 피격’ 시위취재 막으려 비행금지 요청

미국 경찰, ‘흑인 피격’ 시위취재 막으려 비행금지 요청

입력 2014-11-03 00:00
업데이트 2014-11-0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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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핑계로 FAA에 비행금지 요청에 ‘헬기 피격’ 거짓말까지

지난 8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총격 피격으로 시위가 일어났을 당시 경찰이 안전 명목으로 요청한 비행금지조치가 사실은 언론의 취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AP 통신이 입수한 녹취 자료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연방항공청(FAA)에 퍼거슨 일대 비행을 제한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안전을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8월 12일부터 22일까지 이 일대 96㎢ 구역의 모든 항공기 비행이 금지됐다.

하지만 비행금지의 진짜 목적은 언론사 헬기가 시위현장 영상을 취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AP는 전했다.

녹취자료에 따르면 연방항공청 직원들은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에 착륙하는 민간 비행기가 퍼거슨 상공을 지날 수 있도록 비행금지조치를 수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연방항공청 캔자스시티 직원 한 명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 관계자에게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하는 항공기는 통과시키고 언론사 헬기만 배제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경찰은 이를 승낙하는 답변을 했다.

이 직원은 “경찰은 상업용 항공기가 온종일 ‘임시비행금지구역’(TFR)을 지나다녀도 신경도 안 쓸 것”이라며 “그들은 언론사가 지나가지만 않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방항공청 직원은 전화 통화 녹취에서 “그들(경찰)이 비행금지조치가 ‘언론을 막기 위한 것’(to keep the media out)이었다고 마침내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찰 헬기가 퍼거슨 상공에서 총격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안전 문제가 불거져 비행 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들은 헬기 피해가 없었다고 확인했으며 경찰 측은 헬기 피격과 관련한 사건보고서를 제공하지도 못했다.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리 롤런드는 “언론이 퍼거슨을 다루는 것을 막으려고 비행금지조치를 내린 것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연방 수정헌법 1조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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