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새로운 냉전 도래…다 미국 탓”

고르바초프 “새로운 냉전 도래…다 미국 탓”

입력 2014-12-02 00:00
업데이트 2014-12-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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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미하일 고르바초프(83) 전 대통령이 세계는 새로운 냉전시대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하고 이는 미국이 ‘승자의 오만’에 빠진 탓이라고 질타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전세계를 러시아를 적대시하도록 몰아간다면서 유럽이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번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다시 냉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울타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이 된 뒤 러시아와 잘 지내던 독일마저도 러시아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다 미국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러시아 정부가 잘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이 많다. 하지만 오늘날 위기는 미국 태도에서 비롯됐다”면서 “냉전에서 승리했다고 여기는 미국은 ‘승자의 오만’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로운 냉전시대로 치닫는 과정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방을 강화하고 신무기를 개발하며 군을 개혁했다. 러시아는 군사력이 잘 갖춰져 있고 미국과 맞설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지금은 군사력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냉전확산을 경계했다.

아울러 “1980년대에 미국과 소련은 냉전을 종식했고 독일 통일을 이뤄냈다”면서 “그때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대였다.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늦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냉전으로 치닫는 걸 막아내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할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면서 “새로운 냉전시대의 도래를 막는 데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이 중요하며 전쟁에 굶주린 군사주의자들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은 이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을 이끌어야 함에도 반대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이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함께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을 푸는 데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한 견해를 적극 표명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옛 소련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엉망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질책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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