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범 ‘태권도 대표’ 동생 “다정하던 형인데…충격이다”

브뤼셀 테러범 ‘태권도 대표’ 동생 “다정하던 형인데…충격이다”

입력 2016-03-25 10:05
업데이트 2016-03-2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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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메달 딴 국가대표 동생, 테러 규탄 “형과 태권도 같이 배워”테러범 졸업한 가톨릭계 학교장 “훌륭한 모범생이었다”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 자폭테러범으로 확인된 나짐 라크라위(24)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테러를 규탄하면서 극단주의에 빠지기 전 그가 다정한 성격에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했다고 기억했다.

특히 태권도 선수인 동생 무라드 라크라위(20)는 어릴 적 함께 태권도를 배웠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영리한 형이 끔찍한 테러의 주범으로 밝혀진 데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24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벨기에 국가대표 선수로 지난해 한국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한 무라드는 이날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무라드는 형이 가담한 테러를 단호하게 규탄한다며 “슬프고 두렵다.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라크라위가 평소 책을 많이 읽었고 함께 태권도를 연습하곤 했다면서 “내가 기억하는 형은 다정한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똑똑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무라드는 “마지막으로 형을 봤을 때도 정상이었다. 형이 파리나 브뤼셀 테러범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적도 없다”고 전했다.

나짐 라크라위는 2013년에 시리아로 가겠다고 돌연 통보한 뒤 연락이 끊겼다.

놀란 가족들은 곧바로 이 사실을 당국에 알렸으며 경찰이 2013년과 지난해 파리 테러 직후 집에 찾아와 조사했다고 무라드는 설명했다.

무라드는 또 평범한 모로코계 무슬림 가정에서 함께 자란 형이 대체 어떤 경로로 극단주의에 빠졌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어린 동생들이 극단주의에 물들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호소했다.

무라드의 변호사인 필리프 퀼로는 “한 부모 아래서 같이 키워졌는데 한 명은 잘되고 다른 한 명은 나쁜 길로 빠져들다니 충격이다. 라크라위가 그런 야만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에 무라드는 물론 가족 전체가 짓밟혔다”고 말했다.

라크라위의 출신교 교장도 그를 모범생이었다고 회고했다.

라크라위는 브뤼셀 내 몰렌베이크와 인접한 스하르베이크에서 자랐으며,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전기기계 관련 기술을 배웠다.

라크라위가 졸업한 학교의 베로니카 펠레그리니 교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라크라위는 아주 훌륭한 학생이었고 6년간 낙제한 적도 전혀 없다”면서 “2009년 졸업한 뒤로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벨기에 경찰은 브뤼셀 공항 폭발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검사한 결과 일부가 라크라위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를 두 번째 공항 자폭테러범으로 지목했다.

‘수피아네 카얄’이라는 가짜 신분으로 알려졌던 라크라위는 파리 테러 때 폭탄 조끼를 만든 혐의를 받았으며, 이번 브뤼셀 테러에 사용된 ‘못 폭탄’ 제조도 맡은 것으로 의심된다.

지난 2013년 9월 시리아로 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그는 최근 검거된 파리 테러 주범 살라 압데슬람(26)과 함께 차를 타고 지난 9월 벨기에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3일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무라드를 나짐의 형이라고 보도했으나, 연합뉴스 취재 결과 무라드는 올해 만 20세로 라크라위의 동생이며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태권도 54㎏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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