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 폭격기 미국 방공식별구역 침범…미·캐나다 F-22 출격

러시아, 핵 폭격기 미국 방공식별구역 침범…미·캐나다 F-22 출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8-09 09:35
수정 2019-08-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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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투기 F-22(오른쪽)가 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서부 해안에서 200마일(약 322㎞) 떨어진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러시아 핵 폭격기 Tu-95의 비행을 차단하고 있다. 2019.8.9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미국 전투기 F-22(오른쪽)가 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서부 해안에서 200마일(약 322㎞) 떨어진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러시아 핵 폭격기 Tu-95의 비행을 차단하고 있다. 2019.8.9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러 국방부 “훈련 일환으로 공해 수역 비행…국제법 준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Tu-95 전략폭격기 2대가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무단진입, 미국과 캐나다 공군이 출격해 러시아 측의 비행을 차단했다.

8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성명을 통해 Tu-95 폭격기들이 이날 알래스카 서부 해안에서 200마일(약 322㎞) 떨어진 방공식별구역 경계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NORAD는 미 공군 F-22 전투기 2대와 캐나다 공군 소속 CF-18 2대가 즉각 출격해 Tu-95들을 차단했다면서 “(러시아 폭격기들은) 알래스카 서쪽 국제 공역에 머물렀으며 미국과 캐나다 영공에는 진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근접 비행은 미러 간 관계가 복잡미묘한 시점에 벌어져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란 핵 문제,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분쟁,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등을 둘러싸고 양국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미러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알래스카 해안 서쪽 국제 공역에서는 올해 1월과 5월에도 미국·캐나다 방공식별구역에 러시아 폭격기와 전투기가 진입해 미국과 캐나다 전투기가 차단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6일에는 러시아의 대잠초계기 2대가 같은 공역을 13시간 동안 비행한 적도 있다.

미군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잠재적 위기 상황에 대한 자국군의 대응 능력을 훈련하고 가상 적국에 대한 위력 시위 차원에서 이러한 비행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역시 러시아 해안 주변에서 간혹 유사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유럽 지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Su-35 전투기가 미국 해군 초계기 바로 앞을 수차례 고속으로 비행하는 등 진로 방해를 해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날 러시아 폭격기들의 미국, 캐나다 ADIZ 진입과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오션 실드 2019 훈련의 일환”이라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Tu-95MS 미사일 탑재 전략 폭격기 두 대가 오션 실드 2019 훈련의 일환으로 베링해 공해 수역을 비행했다”면서 “비행은 10시간 이상 진행됐고, 특정 단계에선 미군 F-22와 F-18 전투기가 (Tu-95MS들을) 에스코트했다”고 말했다.

북극해와 대서양, 흑해, 태평양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은 타국의 국경을 침범하지 않고 공역 이용에 관한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3일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나 걸쳐 침범했다.

러시아는 당시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국제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국 공군은 F-15K와 KF-16 전투기를 출격 시켜 차단 기동을 펼침과 동시에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하는 조처를 했다.

오션 실드 2019 훈련은 발트해에서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며, 전투함 49척과 지원함 20척, 러시아 공군과 해군 소속 군용기 58대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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