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죽였나…“나발니 시신 기습 반출 정황” [포착]

푸틴이 죽였나…“나발니 시신 기습 반출 정황” [포착]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2-19 16:40
업데이트 2024-02-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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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시신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그의 시신을 한밤중 기습 반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가 보도했다.

나발니가 수감됐던 교도소는 그의 시신이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하고, 해당 병원은 “시신이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메디아조나가 확보한 자료는 시신의 소재를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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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2024.2.18 메디아조나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2024.2.18 메디아조나
● 교도소 “부검 위해 병원으로” 병원 “시신 없다”…시신 어디에
16일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나발니가 이날 오후 2시 17분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고 했다. 또 의료진이 3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사망통지서를 받은 나발니의 모친은 곧장 교도소를 방문했으나 시신은 확인하지 못한 채, ‘돌연사 증후군’이 사인이라는 통보만 받았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1차 검시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2차 검시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모친은 시신이 교도소에서 45㎞가량 떨어진 살레하르트로 옮겨졌다는 교정당국 직원의 귀띔에 따라, 그 마을의 유일한 영안실을 찾았으나 역시 “시신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하지만 18일 러시아 독립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나발니의 시신이 살레하르트 임상병원 영안실로 옮겨진 게 맞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은 IK-3 교도소에서 가장 가까운 러시아의 부검 가능 국영의료기관이다.

나발니의 시신이 살레하르트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는 메디아조나가 확보한 영상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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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라비트난기 쪽에서 강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선발에 선 경찰차와 그 뒤를 따르는 민간인 번호판을 단 회색 세단. 2024.2.18 메디아조나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라비트난기 쪽에서 강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선발에 선 경찰차와 그 뒤를 따르는 민간인 번호판을 단 회색 세단. 2024.2.18 메디아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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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라비트난기 쪽에서 강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호송대에서 세 번째로 달리던 FSIN 버스와 후미에 붙은 경찰차. 2024.2.18 메디아조나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라비트난기 쪽에서 강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호송대에서 세 번째로 달리던 FSIN 버스와 후미에 붙은 경찰차. 2024.2.18 메디아조나
● “가장 가까운 국영의료기관으로 심야 기습 반출된 듯”
나발니가 수감돼 있던 IK-3 교도소에서 살레하르트로 가려면, 교도소와 가장 가까운 마을 라비트난기를 거쳐 오브강(江) 빙판길을 건너야 한다.

라비트난기와 살레하르트 사이에는 오브강이 흐르는데, 다리는 따로 없으며 여름에는 페리를 이용하고 겨울에는 꽝꽝 언 강을 도로 삼는다. 헬기 수송을 제외하면 이 빙판이 IK-3 교도소와 살레하르트를 잇는 유일한 길이다.

메디아조나가 라비트난기 쪽에서 강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와, 살레하르트로 진입하는 길목을 비추는 라이브캠을 분석한 결과 16일 밤 11시 55분부터 17일 0시 사이 FSIN 차량을 포함한 호송대가 라비트난기에서 빙판길을 건너 살레하르트로 넘어갔다.

경찰차 각 한대씩이 호송대 선두와 후미에 붙었고, 녹색 줄무늬가 선명한 FSIN 버스와 민간 번호판을 단 회색 세단이 함께 이동했다.

호송대는 도로의 다른 차량보다 눈에 띄게 느리게 움직였다. 선두 경찰차는 주기적으로 속도를 줄였고, 호송대 다른 차량이 뒤처지지 않도록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

메디아조나는 이날로부터 7일 전까지의 라이브캠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는데 살레하르트로 넘어간 다른 교정당국 차량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호송대가 나발니의 시신을 살레하르트로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요 언론이 나발니 시신의 행방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부검 시기가 정확한 사인 규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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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살레하르트로 진입하는 길목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선발에 선 경찰차와 그 뒤를 따르는 민간인 번호판을 단 회색 세단. 2024.2.18 메디아조나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살레하르트로 진입하는 길목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선발에 선 경찰차와 그 뒤를 따르는 민간인 번호판을 단 회색 세단. 2024.2.18 메디아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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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살레하르트로 진입하는 길목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호송대에서 세 번째로 달리던 FSIN 버스와 후미에 붙은 경찰차. 2024.2.18 메디아조나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주 제3교도소(IK-3)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밤 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 차량 행렬이 현지 라이브캠에 포착됐는데, 이때 나발니 시신이 인근 살레하르트의 임상병원으로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살레하르트로 진입하는 길목 라이브캠에 포착된 의문의 호송대 일부. 호송대에서 세 번째로 달리던 FSIN 버스와 후미에 붙은 경찰차. 2024.2.18 메디아조나
● “돌연사 증후군”…시신 소재·부검 시기, 사인 규명과 직결
러시아 교정당국은 나발니 사인이 돌연사 증후군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돌연사 증후군은 뚜렷한 원인 없이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를 일컫는 포괄적인 용어다.

그러나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부검이 지연될수록 사인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과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교정당국이 나발니 사망을 발표한 지 이틀이 훌쩍 지난 18일 현재까지도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터프스 메디컬 센터의 전문의 콘스탄틴 발로노프는 BBC에 “시기적절한 부검만이 급사의 원인을 밝힐 수 있다. 사망 후 최소 24시간 이내에 부검을 실시했어야 했다. 생검 등 다른 검사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발로노프는 “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혈전색전증보다는 급성관상동맥증으로 인한 돌연사가 더 흔한데, 이를 확인하려면 하루 안에 부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혈전색전증으로 인한 사망이라면 부검에서 거대한 혈전이 발견될 것이다. 자연사라면 절차대로 부검하고 시신을 공개하는 게 러시아에 더 유리하다는 말”이라고 짚었다.

발로노프는 “결론적으로 부검이 늦어질수록 명확한 사인 규명 가능성도 작아지는데 나발니 시신에 대한 부검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은 게 의문이다. 중독 등 다른 외부 원인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신을 공개하지 않는 건 숨길 게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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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생전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생전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교도소에 출동했던 익명의 구급대원은 나발니의 시신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다.

다만 이 제보자는 나발니 몸의 멍 자국들은 경련과 관련 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면 멍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발니의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한 흔적이라며 “그들(교도소 직원들)은 그(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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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슬픔의 벽 기념비에 시민들이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고자 헌화하고 있다. 이 벽은 정치적 억압의 희생자를 위해 설치됐다.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슬픔의 벽 기념비에 시민들이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고자 헌화하고 있다. 이 벽은 정치적 억압의 희생자를 위해 설치됐다.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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